대안적 방법 시도않고 법인세 인상 추진 땐 한국경제 성장세 타격‘증세(增稅)=만병통치약?’

최근 정치권 등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증세=만병통치약’ 식 발상에는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어설프게 증세 논쟁을 시작하기 전에 과세 사각지대 해소, 조세감면 축소, 무상(보편) 복지에서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등 대안적 방법을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증세만이 살 길’이라는 식의 주장이 쏟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이다. 증세는 다른 모든 방법을 써본 뒤 ‘최후의 수단’으로, 장기간에 걸쳐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무분별한 복지 공약 때문에 현재의 방식을 고수할 경우 국가 재정의 파탄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문화일보 2014년 11월 7일자 1·4면 참조)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세감면액(국세 중에서 세금을 깎아주는 금액)은 무려 33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2013년 비과세·감면 항목 평가’의 정책 목적 달성도에서 ‘미흡’ 또는 ‘아주 미흡’ 평가를 받았던 44개 비과세 감면 항목 중에서 42개가 아직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일몰(적용 기간이 종료돼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이 돌아온 조세특례항목 53개 중에서 7개만을 종료했고, 6개 항목을 오히려 신설했다. 수십 년 전부터 조세 체계의 기본을 해치는 등 문제가 심각해 없애야 한다고 주장돼왔지만,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영향력 때문에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세 감면조치의 일몰을 지키기만 해도 한 해에 수십조 원의 재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로 전환해도 설계하기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수조∼수십조 원의 재원이 마련된다. 이 밖에도 비생산적이거나 중복 지급되고 있는 각종 복지 지출 등에 대한 구조조정만 잘해도 대규모의 재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세를 시도할 경우 현실적으로 소득세·부가가치세·법인세 등 3가지 세금에서 가능한데 현재 정치권 논의 구조를 보면 법인세 인상 주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곧 한국경제의 성장세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증세는 다른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안 될 때 마지막 수단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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