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패배의 역사
“박근혜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2일 차기 집권 여당의 원내 수장에 당선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승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친박(친박근혜) 패배, 비박(비박근혜) 승리’의 예고된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해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에서도 친박 후보들이 잇따라 경선에서 패배했다. 서울에서는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정몽준 전 의원에게 패했고,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친박계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시장 경선에서도 비박계 권영진 대구시장이 친박계 서상기·조원진 의원을 꺾었다.
지난해 국회의장 선거에서도 친박계의 패배는 이어졌다. 애초 친박계의 지원을 등에 업은 황우여 교육부총리가 쉽게 승리할 것이란 예상이 돌았지만 정의화 의장이 101표를 얻어 46표를 받은 데 그친 황 부총리를 ‘더블 스코어’ 차로 압도했다. 이때부터 친박계의 세와 결속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청와대의 ‘오더’가 당에 잘 먹히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도 비주류이자 비박계 또는 반박(반박근혜)계로 불렸던 김무성 대표가 친박 주류 진영의 대표주자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상당한 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한 것은 친박 진영엔 2일 원내대표 경선의 패배를 예고한 대목으로 평가된다. 당시 전당대회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여러 면에서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모두 이른바 ‘원조 친박’이면서도 지금은 박 대통령 및 친박 주류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미지로 선거에 나섰다. 하지만 원조 친박이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고, 실제 선거운동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친박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들에게도 상당 폭 쏠렸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