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佛·스웨덴·노르웨이 등 일·가정 양립으로 출산율 제고 전 세계적으로 여성 고용률이 높으면 출산율도 높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프랑스, 영국, 미국,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이 여성 고용률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2012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1.297명인 우리나라는 여성고용률이 61.2% 반면, 합계출산율이 1.9명인 노르웨이의 여성고용률은 82.1%였다. 이외에도 스웨덴(82.5%·합계출산율 1.9명), 네덜란드(78.9%·1.7명), 덴마크(79.1%·1.7명), 영국(74.3%·1.9명), 프랑스(76%·2.0명), 미국(69.2%·1.9명) 등이 여성고용률과 합계출산율이 우리나라보다 10~20%포인트 높다. 연구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성 고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가할수록 출산율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여성 경제활동 증가의 긍정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만 해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은 낮아졌다. 이는 여성이 일하면 육아가 어렵다는 오래된 인식 탓이다. 그러나 1990년 이후로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바뀌었다. 1990년대부터 여성의 경제활동과 출산율 진작을 고민하던 선진국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양성평등의 고용 문화가 갖춰지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이 동반 상승한 것이다.

요즘은 경제력이 출산율로 이어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15~44세) 4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6%가 더는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양육비용과 교육비용 부담 때문이었다. 25~29세의 기혼 여성의 40.9%가, 30~34세는 32.8%가 ‘자녀의 양육비용’을 추가 출산계획이 없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또 35~39세 기혼여성의 28.5%와 40~44세 기혼여성의 23.8%는 ‘자녀교육 비용’을 자녀를 더 낳지 않은 원인으로 선택했다.

아이를 더 낳기 위해서는 경제적 뒷받침이 가장 중요한데 출산 후 일하고 싶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다 보니 아이도 더 못 낳고 일도 못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즉 출산율을 올리려면 여성고용률을 올려야 하고 여성고용률을 올리려면 육아 부담을 줄이는 정책과 고용 평등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통계청의 ‘소득과 자산에 따른 차별 출산력’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 요인이 출산에 큰 영향을 끼쳤다. 25~44세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평균 출생아 수가 많았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의 평균 출생아 수는 소득 100만 원 미만 가구가 1.57명으로 가장 적고, 500만 원 이상 가구가 1.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하위 계층의 경제 수준을 향상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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