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준 / 논설위원

미국 슈퍼볼이 열린 지난 1일 미 정보·보안 기관들은 ‘드론(drone) 차단 전쟁’을 치렀다. 지난달 26일 소형 드론이 백악관 건물을 들이받고 추락한 사건이 발생, 드론을 이용한 테러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백악관 드론 소동의 경우, 미국 국립지리정보국(NGA) 소속의 한 요원이 술에 취한 채, 친구의 드론을 조종하다가 제어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슈퍼볼 경기장 주변에서 사전 차단된 드론 수가 최소 12대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의 정식 명칭은 무인 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다. 사전적 의미는 ‘왱왱거리는 소리’로, 드론의 초기 모델이 비행할 때 이런 소리가 났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드론은 주로 군사용이었다. 훈련용 표적으로 사용되다가, 그 용도가 정찰과 감시, 더 나아가 폭격용으로 확대됐다. 캘리포니아에서 조종하는 드론에 의한 미사일 공격은 이슬람국가(IS)와 탈레반에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드론은 민간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에어’란 드론 배달 시스템을 개발, 발전시키고 있다. 반경 16㎞ 내에 2.3㎏ 이하의 상품을 30분 내에 배송하는 체계다. 도미노피자도 ‘도미콥터’를 개발, 6㎞ 떨어진 곳에 10분 만에 피자를 배달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 주소만 입력해 놓으면 자동으로 배달 갔다 돌아오는 무인 조종도 가능하다고 한다. 또 드론은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11개월 동안 미국 이베이에서만 12만7000대, 1660만 달러(약 179억7000만 원)어치가 팔렸다. 포브스지(誌)는 드론 시장이 향후 10년 동안 8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드론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북한 드론 4대가 발견됐다. 이미 드론을 이용한 안보위협이 시작됐다. 테러나 범죄로 이용되지 않더라도, ‘날아다니는 흉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민간용 드론은 최소 2만 대, 1000억 원어치가 팔렸다. 13만 원에서 수천만 원짜리까지 다양하다. 항공법 시행규칙에 따라 드론 무게가 12㎏ 이상이거나 고도 150m 이상일 경우에만 신고하면 된다. 드론으로 배달된 짜장면을 먹는 시대도 머지않다. 그러나 공중에 드론이 마구 날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조종 미숙, 음주 조종에 의한 사고도 필연적이다. 이제 ‘드론 교통법’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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