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개통 예정인 고속철도(KTX) 호남선의 경유 노선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다. 충북 오송과 광주 송정 구간을 잇는 호남고속철이 노선 밖의 서대전역을 경유하느냐 여부가 핵심이다. 호남권의 광역·기초의회 대표들이 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유 반대 집회를 가졌고, 새누리당 대전시당과 지역 단체들도 이날 서대전역에 모여 경유 차량 증편을 요구했다. 한국철도공사가 지난달 호남·전라선 KTX의 주말 기준 운행 82편 중 18편(22%)이 서대전역을 경유토록 하는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낸 것이 발단이다.

호남권은 서대전역을 거치면 저속철이 된다며 경유 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신설 구간으로는 서울 용산에서 송정까지 1시간33분에 가지만, 서대전역 경유 시엔 2시간18분으로 45분이 더 걸린다. 대전권은 서대전역 이용객이 호남선의 30%에 이른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경유편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각각 나름의 논리만 앞세워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해관계가 갈리는 만큼 다른 의견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각 광역단체와 의회, 정당이 한 치 양보 없이 대립을 부추기는 상황은 유감이다.

호남고속철은 8조 원 이상이 들어간 대형 국책사업이다. 과도한 논란으로 시행에 차질을 빚어선 안 될 일이다. 서대전역 경유 노선은 지금의 소요시간인 2시간39분과 거의 차이가 없다. 고속철을 만든 취지는 수도권과 호남권을 신속하게 연결해 그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호남고속철로 서울∼광주 간 고속버스·항공 수요의 37∼53% 감소가 예상되는 등 지역 교통의 대대적 재편은 불가피하다. 호남고속철 논란은 정치가 아니라 교통 측면에서 풀어야 한다. 당초 취지대로 속도 효과는 살리되, 신설 노선과 대전을 연계할 다각적 보완책을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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