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개각과 청와대 정무특보단 인선 등 후속 인적 쇄신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과 청와대 정무특보단 인선 등 후속 인적 쇄신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김 ‘정책 감시 강화’ 표명… 복지·개헌론 등에 대립각유 “가감없이 민심 전달”…‘靑 견인 의지’ 직설 표현
朴대통령 남은 임기 3년 ‘국정 주도권’ 다툼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과 겹친 새누리당 지도부의 비박(비박근혜)계 중심 진용 개편을 계기로 청와대가 주도해 온 기존의 당·청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목소리를 낮췄던 김무성 대표와 새롭게 선출된 유승민 원내대표가 일제히 ‘당·정·청 소통 강화’를 합창하며 청와대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전운에 가까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등의 메시지는 ‘지금까지 청와대와 정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위기가 찾아왔으니 이제 정책과 인사, 소통 등 모든 면에서 당 중심의 국정 운영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신설 등을 통해 정책과 정무 면에서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과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박 대통령의 구상과 ‘배치’된다. 특히 여당은 ‘증세 없는 복지론’이나 ‘개헌 논의 불가론’ 등 구체적인 정책 방향 면에서도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향후 국정 주도권을 놓고 청와대와 여당이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 이상 청와대에 끌려다니거나 침묵하지 않겠다는 여당 지도부의 기류 변화는 3일 김무성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부터 확연하게 나타났다. 김 대표는 ‘역동적인 국정 운영 파트너십 구축’ ‘국가 운영의 파트너십 회복’ 등의 표현으로 ‘청와대의 독주’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가 “지난 2년 동안 ‘고위 당·정·청 회의’가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며 “앞으로 당이 주도해 ‘고위 당·정·청 회의’를 수시로 열어 국정 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밝힌 게 이를 잘 보여준다. 이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와 어긋나는 정책은 없는지, 본래 의도와 달리 서민과 중산층에 부담을 주지는 않는지 감시하겠다는 얘기다.

김 대표가 내각에 대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에 따라 소신 있게 정책을 집행하고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청와대 주도의 인사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김 대표가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론’을 정면으로 비판한 대목이다. 김 대표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정치인이 그러한(증세 없는 복지)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거나 “정치인이 인기에만 영합하면 그 나라는 미래가 없다”며 일갈했다. 실질적으로 정책과 입법을 주도하게 될 유 원내대표는 김 대표보다 더 직설적으로 여당이 청와대를 견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책 혼선이 안 빚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여당이) 입 다물고 따라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당은 국민을 대변하는 기구이고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 민심에 바탕을 둔 정책을 수립하게 하는 게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걸 가지고 ‘당·청 관계 혼선’이라고 하면 (그 사람은) 일방적인 당·청 관계에 너무 길들어 있는 사람”이라는 그의 말은 향후 청와대에 대한 새누리당의 대응 방향을 시사했다. 유 원내대표는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축소 등 다 했지만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한 것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증세 없는 복지론’의 허구성을 비판했다.

오남석·민병기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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