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점 못 넘겨 ‘울상’… 관객수 전년대비 15% 감소 한국 영화의 외화내빈(外華內貧) 현상이 나타나면서 체질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는 역대 최고 흥행작(명량)을 탄생시키며 1000만 관객 돌파 영화 2편을 내놓는 등 겉모습은 화려했지만 개봉 영화 10편 중 7편은 손익분기점(BEP)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의 ‘201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 투자 수익률은 0.3%로 추정된다. 이는 2012년(13.3%)과 2013년(14.1%)에 비해 대폭 하락한 것으로, 투자 수익성 분석 대상 영화 중 28.6%만이 BEP를 넘겼다.

영진위 관계자는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217편 중 총 제작비 10억 원 이상이거나 전국 스크린 수 100개 이상인 작품 67편을 대상으로 투자 수익성을 분석했다”며 “이 중 18편만이 BEP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 투자 수익률이 하락한 가장 큰 원인은 관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 수는 1억770만 명으로, ‘3년 연속 1억 명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이는 전년(1억2729만 명)보다 15.4% 감소한 수치다. 한국 영화 관객이 줄어든 이유는 500만∼8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이른바 ‘중박 영화’가 실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일부 대작의 흥행 부진도 관객 감소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승자 독식’이 한국 영화 수익률 저하로 이어졌다. 외형적으로는 한국 영화 파이가 커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체질이 악화됐다”며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4편(외화 포함) 나왔는데 이는 메이저 배급사들이 자사 계열 멀티플렉스를 이용해 목표 관객 수를 맞췄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중박 영화’가 사라졌고, 전체적인 수익률 저하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메이저 배급사들은 위험도를 낮춰 이윤을 높이기 위해 투자·제작·배급·유통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했고, 그쪽으로 자본이 집중됐다”며 “하지만 수익률 저하가 심화되면 금융 자본이 영화시장에서 발을 뺄 거고, 결국 메이저 배급사들도 위기를 맞게 되는 부메랑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 총 매출은 전년(1조8840억 원)보다 7.6% 증가한 2조276억 원으로, 사상 처음 2조 원을 넘어섰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