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지정 21개월째…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정책인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서울 목동·오류·가좌·공릉·송파·잠실, 경기 고잔)이 발표됐지만 21개월이 지난 현재 4곳의 사업 추진이 꽉 막힌 상태다. 4개 지역 모두 시범지구 지정 당시 이뤄진 일방적인 입지 결정이 주민 반대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목동 다음으로 반대 여론이 높은 곳은 공릉 행복지구다. 이곳 역시 주민들이 법원에 지구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오는 3월 법원의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주민들은 행복주택이 들어서기로 한 부지에 원래 계획대로 공원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주민은 “협소한 지역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면 기존 주민들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이 같은 세부적인 문제점을 고려하지도 않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를 시도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뒤늦게 국토부는 공급호수를 200호에서 100호로 줄이고 공원 대신 복합문화센터를 짓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지지부진한 협상 속도에 주민들은 일단 소송 결과를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유수지 위에 건립이 추진되는 송파, 잠실 행복주택 인근 주민들도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에 반발하며 반대 여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소송까지 가지 않았지만 정부의 주민설명회를 반대하는 등 소통 창구가 막힌 상태다. 비슷한 처지인 목동 사례를 지켜보면서 효과적인 향후 투쟁 계획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에는 행복주택에 보금자리주택 관련 법을 적용한 정책적 실수가 깔려 있다.

시범지구 선정 당시 투기 방지를 위해 입지 선정 과정을 대외비로 분류한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이 그대로 적용돼 인근 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부지 선정이 이뤄지면서 갈등이 촉발된 것.

이강원 한국사회갈등연구센터 소장은 “행복지구 입지선정에 정부가 안일하게 접근한 측면이 있다”며 “갈등관리비용을 정책 수립단계부터 고려해 예상되는 갈등을 충분히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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