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국민 ○○’이 참 많습니다. ‘국민 MC’는 유재석이고, ‘국민 여동생’은 김연아와 아이유 등입니다. 요즘은 ‘국민 아기’ 자리의 경쟁이 가장 치열합니다. 가수 윤민수의 아들 후가 선두주자였고, 종합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딸 사랑이를 거쳐 배우 송일국의 세 쌍둥이 아들인 대한 민국 만세가 대세죠.
육아 예능이 방송가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빚어진 신(新)풍속도인데요.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시청자들 역시 무장해제됩니다. 관련된 기사에 부정적 댓글이라도 달리면 ‘아이들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냐’고 앞장서서 보호해주는 네티즌도 부지기수죠.
저는 이제 5개월 된 딸의 아빠입니다. 그래서 육아 예능을 더 챙겨보고 나름의 정보도 얻죠. 지난 주말에는 아기 물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갔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두 매트를 두고 고민하다가 가격표를 보니 꽤 차이가 나더군요. 딸에게 더 좋은 걸 해주고 싶은 건 당연한 부모 마음인지라 더 비싼 매트를 들고 점원에게 물었습니다. “뭐가 더 좋아서 비싼 거죠?” 점원은 답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가 쓰는 거예요.”
저는 ‘기능’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점원은 ‘예능’으로 답했습니다. 마냥 동문서답이라고 생각할 수만은 없을 겁니다. 이 답변을 듣고 순순히 더 비싼 매트를 구입하는 소비자도 있을 테니까요. 뻔하디뻔한 ‘매스컴 파워’입니다. 여전히 많은 대중이 ‘TV에서 나오면 좋은 거 아니겠어?’ ‘TV에서 거짓말을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TV는 거짓말은 하지 않더라도 자주 허풍을 떱니다. 마치 홈쇼핑처럼 제품의 장점만을 부각시키죠.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출연자들의 대중적 호감도가 높다는 뜻이고, 그런 신뢰도는 출연자들이 쓰는 물품 하나하나로 전이됩니다. 이보다 더 확실한 홍보 효과는 없죠. 이런 제품을 노출시키기 위해 쓰이는 광고비가 제품의 가격으로 녹아든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죠.
정말 TV 속에 등장하는 아기 용품들을 그들이 평소에도 쓰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육아에 열과 성을 쏟는 많은 출연자가 TV 프레임 밖 현실에서는 보모를 고용하고 있다는 것에 당신은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육아 예능은 육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필수상식도 전해주죠.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열광하니 예능의 본령인 ‘웃음’을 전달하는 데도 충실합니다. 하지만 상업적 목적을 위해 육아를 이용하는 건 불편합니다. 방송의 특성상 제품간접광고(PPL)를 배제할 순 없지만 요즘은 유독 상업적 시설을 자주 찾고, 음식점 ‘먹방’에 치우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그렇듯 ‘정도’를 지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육아’ 예능은 좀 다르길 바라는 건 제 욕심일까요?
realyong@munhwa.com
육아 예능이 방송가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빚어진 신(新)풍속도인데요.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시청자들 역시 무장해제됩니다. 관련된 기사에 부정적 댓글이라도 달리면 ‘아이들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냐’고 앞장서서 보호해주는 네티즌도 부지기수죠.
저는 이제 5개월 된 딸의 아빠입니다. 그래서 육아 예능을 더 챙겨보고 나름의 정보도 얻죠. 지난 주말에는 아기 물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갔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두 매트를 두고 고민하다가 가격표를 보니 꽤 차이가 나더군요. 딸에게 더 좋은 걸 해주고 싶은 건 당연한 부모 마음인지라 더 비싼 매트를 들고 점원에게 물었습니다. “뭐가 더 좋아서 비싼 거죠?” 점원은 답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가 쓰는 거예요.”
저는 ‘기능’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점원은 ‘예능’으로 답했습니다. 마냥 동문서답이라고 생각할 수만은 없을 겁니다. 이 답변을 듣고 순순히 더 비싼 매트를 구입하는 소비자도 있을 테니까요. 뻔하디뻔한 ‘매스컴 파워’입니다. 여전히 많은 대중이 ‘TV에서 나오면 좋은 거 아니겠어?’ ‘TV에서 거짓말을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TV는 거짓말은 하지 않더라도 자주 허풍을 떱니다. 마치 홈쇼핑처럼 제품의 장점만을 부각시키죠.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출연자들의 대중적 호감도가 높다는 뜻이고, 그런 신뢰도는 출연자들이 쓰는 물품 하나하나로 전이됩니다. 이보다 더 확실한 홍보 효과는 없죠. 이런 제품을 노출시키기 위해 쓰이는 광고비가 제품의 가격으로 녹아든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죠.
정말 TV 속에 등장하는 아기 용품들을 그들이 평소에도 쓰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육아에 열과 성을 쏟는 많은 출연자가 TV 프레임 밖 현실에서는 보모를 고용하고 있다는 것에 당신은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육아 예능은 육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필수상식도 전해주죠.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열광하니 예능의 본령인 ‘웃음’을 전달하는 데도 충실합니다. 하지만 상업적 목적을 위해 육아를 이용하는 건 불편합니다. 방송의 특성상 제품간접광고(PPL)를 배제할 순 없지만 요즘은 유독 상업적 시설을 자주 찾고, 음식점 ‘먹방’에 치우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그렇듯 ‘정도’를 지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육아’ 예능은 좀 다르길 바라는 건 제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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