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등 노타이 고수… 유럽기득권과 차별성 강조재무장관 캐주얼한 코트에 “돈달라는 의미냐” 비아냥도

일명 ‘시리자 스타일’이 유럽 외교가를 강타하고 있다.

가디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구제금융 재협상 요구로 유럽의 구제금융 규칙을 뒤흔들고 있는 알렉시스 치프라스(왼쪽 사진) 그리스 총리와 야니스 바루파키스(오른쪽) 재무장관이 국제 외교가의 관례에 벗어난 패션 스타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두 사람의 캐주얼한 패션 스타일이 개인적인 취향인지, 아니면 국제사회에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인지 등을 놓고 유럽 각국 정부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패션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3일 로마를 방문한 치프라스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던 중 갑자기 종이 포장지에 싸인 물건 하나를 들어 보였다. 렌치 총리는 직접 포장지를 벗겨 넥타이를 꺼낸 다음 옆에 서 있는 치프라스 총리에게 다가가 선물로 건넸다. 청년시절부터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하는 등 급진좌파 운동가로 살아온 치프라스는 화이트칼라 중산층의 상징인 넥타이를 평생 한 번도 매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흔 살 동갑내기인 렌치 총리로부터 회색빛의 고급스러운 넥타이를 선물로 받은 치프라스는 활짝 웃으면서 “구제금융 문제가 풀리면 이 넥타이를 매겠다”고 말했고, 렌치는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치프라스 총리의 노타이 스타일에 관심을 나타낸 사람은 렌치 총리만이 아니다. 지난 1월 29일 아테네를 방문한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취재진 앞에서 치프라스와 대화하던 중 오른손을 들어 치프라스의 와이셔츠 목 부분을 만지는 제스처를 취했다. 사진기자들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로 포착했고, 유럽 언론들은 슐츠 의장이 공식석상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나온 치프라스의 차림을 낯설어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영국에서는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의 파격적인 패션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3일 런던을 방문한 바루파키스 장관이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푸른색 와이셔츠 자락을 허리춤 밖으로 빼낸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재킷 위에 걸친 외투는 매우 캐주얼한 스타일의 왁스코팅 코트였다. 데일리메일은 “바루파키스가 넥타이를 살 수 있게 우리가 돈을 줘야 되는 것 아니냐”며 비아냥댔다.

WP는 “외교가에 정해진 패션 코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새 정부 각료 대다수가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라면서, 이를 유럽의 기득권 정치세력과의 차별성 및 도전의 의미로 해석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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