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벌이는 글로벌 환율 전쟁 여파로 원화 가치가 나 홀로 강세(환율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새해 들어 각국이 자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한국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에 타격이 우려된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국가는 12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것을 비롯해 캐나다, 터키, 인도, 스위스 등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덴마크는 올해 들어 3번, 루마니아는 2번이나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밖에 중국이 5일부터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며 양적 완화에 동참했고, 유럽연합(EU)은 1월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운용하는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달러 가치 절상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양적 완화에 나섰다.
이처럼 세계 전반으로 환율 전쟁이 번져가면서 원화는 홀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블룸버그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원화는 달러와 엔, 위안, 유로, 파운드, 호주 달러, 대만 달러, 루블, 인도 루피, 브라질 헤알 등 세계 주요 통화 대비 환율이 하락세(원화 가치 상승)다. 원·달러 환율은 4일 현재 1084.62원으로 지난해 11월 말(1108.06원)에 비해 2.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유로 환율은 1379.49원에서 1245.13원으로 9.74%나 급락했다. 원·위안 환율 역시 180.32원에서 173.59원으로 3.73% 떨어졌다.
파운드와 호주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지난해 11월 말에 비해 각각 4.82%와 10.10% 하락했다. 다른 주요 신흥국 통화와 비교한 환율 역시 내림세다. 원·루블 환율은 지난해 11월 말 22.15원에서 3일 현재 16.76원으로 24.33%나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 대만 달러, 인도 루피 대비 원화 환율은 같은 기간 각각 6.51%, 2.93%, 0.39%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10월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 결정 영향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5일 대비 4일 현재 7.97% 하락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대비 원화 가치가 대부분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수출 경쟁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1월 수출 부진이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 영향도 있지만, 나 홀로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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