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소설가 황석영이 펴낸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선’도, 그의 안목으로 독자들에게 권하고픈 한국단편을 101편을 골랐으니 광범위한 ‘에디톨로지’입니다. 이번 주 북리뷰에 소개한 ‘당신의 선택은’ 역시 전형적인 편집책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찬vs 반’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니 말입니다. 존 캐리 옥스퍼드대 영문학과 교수가 중세 이후 500여 년간의 과학지식 역사 속에서 중요한 최초 원기록을 모은 ‘지식의 원전’(바다·사진)도 최근 재출간됐습니다. 인간 신체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기록부터 과도한 문명 발달로 인류가 위협받는 세태를 개탄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기고문까지 102편을 묶었습니다. “쏟아지는 지식 사이에서 일반 독자들이 과학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는 캐리 교수는 잘 쓰였는지, 스스로 두 번 이상 읽고 싶은지, 일반인들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지 등을 선택 원칙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 출간된, 제목만 보면 정말 낯 뜨겁지만, 내용은 상당히 내실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한빛 비즈)이 각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톱 5위권에 올라 있는 것도 ‘지식의 정리’에 대한 수요를 보여줍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등 ‘현실 세계’의 다섯 과정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 인기를 끌면서 이번 주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너머편’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철학, 과학, 예술, 종교와 신비 영역입니다.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옮긴 것으로 저자 채 사장은 “정보가 폐품처럼 쌓이는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을 선별해 쉽고 단순하게 손질했다”고 합니다. 이제까지 지식이라면 ‘깊이’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의 가짓수는 늘고, 이들이 다시 빠르게 분화해 각각 깊숙이 전문화되는 시대에 ‘깊이’와 함께 ‘넓이’도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에디터가 되는 각자의 에디톨로지가 필요합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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