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파경보가 내려지자 걱정스러웠다. 주말에 경기 안성의 신안골프장을 가야 하는데 걱정부터 앞섰다. 영동고속도로 용인 IC를 나와 국도를 타고 낯익은 화산골프장과 파인크리크 골프장 입 간판을 지나니 신안골프장 입구를 알리는 진입로가 금세 나왔다. 그동안 신안CC는 서울에서 너무 멀리 있다는 선입견을 갖고 그동안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될 만큼 접근성이 의외로 좋았다.
신안CC의 행정구역상 소재지는 경기 안성시 고삼면이지만, 용인에 위치한 몇몇 골프장들과 접근성에 있어서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더구나, 남향에 위치하고 있어서, 영하 10도나 되는 이른 아침임에도 화사한 햇살 덕에 페어웨이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했다. 밤새 내린 서리가 아직 녹지 않은 나무 그늘진 군데군데의 페어웨이와 햇볕에 녹은 서리가 이슬이 되어 반짝이는 페어웨이가 운치를 더해 주며 수묵화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었다.
한겨울이어서 우리 일행이 골프장에 간 날은 클럽하우스를 사용하지 않고, 진입로 오른쪽에 위치한 골프트레이닝센터의 라커룸을 이용하도록 했다.
신안CC는 회원제인 애플코스와 토마토코스가 각각 9홀씩, 퍼블릭코스인 오렌지코스의 9홀 등 27홀이었다. 비거리가 400m나 되는 드라이빙 레인지와 쇼트 게임을 실전과 같이 연습할 수 있는 파3코스를 갖춘 골프 트레이닝 센터 골프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한 숙박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김효주 선수도 이곳에서 골프 실력을 연마했던 곳이라고 한다.
코스에 나가니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페어웨이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선 소나무 숲의 전경이었다. 대여섯 그루씩 밀집되어 생장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모두 이식한 소나무들이었다. 1999년 문을 연 이래 15년이 넘는 세월의 흐름 속에 단단히 터를 잡아 골프장과 함께 동화돼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페어웨이는 자세히 보면 계단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라운드를 하는 동안 옆 홀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페어웨이가 평탄하고 너른 데다가 소나무숲이 차단해 주고 있는 덕택이었다. 코스는 18홀 중 서너 홀을 빼고는 대부분의 홀들이 티잉 그라운드에서 퍼팅 그린이 보여 시원시원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또한 티잉 그라운드이든 페어웨이든, 그린이든 잔디의 밀도가 높아서 맨땅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습에서도 코스관리가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처럼 거무스레한 피부에 수더분한 ‘촌노(村老)’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골프장의 오너인 조현종 회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조 회장은 필자의 고교동문 선배였지만 골프장경영협회 모임 때 인사를 나눈 게 고작이었고, 이곳 골프장도 처음이었다.
이처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골프장 시설의 모습을 보고 나니, “아마도 이 어르신이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골프장에 늘 붙어 사시나 보다”라는 생각이 절로 났다. 주인이 이처럼 정성을 쏟으니 골프장도 특별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이 보였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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