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4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단순히 출산 장려정책이나 고령자 복지정책 수준을 넘어 사회 경제 전반의 시스템과 인프라를 바꾸는 폭넓은 관점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4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단순히 출산 장려정책이나 고령자 복지정책 수준을 넘어 사회 경제 전반의 시스템과 인프라를 바꾸는 폭넓은 관점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저출산 문제 해결향후 5년은 인구위기 대응의 마지막 골든 타임으로 분석된다. 생산인구 감소(2017년), 고령사회 전환(2018년), 베이비부머 노인세대 진입(2020년) 등의 국가적 위기 상황이 줄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이후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가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인구 절벽’에 돌입하게 되고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년)을 통해 현재 가장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6대 해결 과제를 확정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1. 만혼추세 완화
주거·일자리 탓 결혼 연기
신혼용 주택공급 활성화
청년고용 대책도 마련

2. 맞벌이 출산율 제고
취업여성 출산율 0.72명
양육·사교육비 부담 경감
중기 육아휴직 활성화 촉진

3. 난임 등 해결
난임부부 의료비 부담 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키로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이 ‘만혼(晩婚)’ 해결이다. 결혼이 늦어지면 첫아이를 낳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출산율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만혼의 원인이 되는 주거 및 고용 불안과 출산 이후 양육 부담 등도 저출산 해소를 위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만혼 추세 심화 =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여성의 첫 결혼 나이가 1990년에는 25세였지만, 2000년 26세, 2013년 30세로 늦어졌다. 여성이 첫 아이를 낳는 나이도 1990년 평균 26세였지만, 2013년 32세까지 올랐다. 늦게 결혼하면 자녀를 출산할 여유기간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저출산과 직결된다. 여성의 평균 자녀 수는 30세 이하에 결혼할 경우 2명이었지만, 35∼39세에 결혼할 경우에는 0.8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만혼의 이유는 주거와 고용 불안이 가장 컸다. 복지부가 만혼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예비부부의 81.8%가 신혼주택 마련을 가장 부담으로 꼽았다. 또 30세 이하 남성의 고용률이 낮아지면서 결혼연령도 상승했다. 정부는 고비용 혼례 문화 개선 등을 통해 인식을 바로잡고, 신혼부부용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고, 청년고용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낮은 맞벌이 출산율 = 우리나라 전체 여성의 출산율은 2014년 기준 1.19명이지만, 취업여성의 출산율은 이보다 더 낮은 0.72명에 불과하다. 가까스로 1명은 낳아도 2명은 낳지 않는다는 얘기다. 출산에 대한 부담을 덜어 맞벌이 여성의 출산율을 끌어올리지 않고는 저출산 위기를 타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여성들이 둘째 출산을 꺼리는 첫째 이유는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이 너무 커서’(40%)다. 우리나라 평균 자녀 1인당 교육비는 3억 원에 달한다. 어린이집은 2005년 2만8000개에서 2014년 4만4000개로 1.5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48.7%는 ‘믿고 맡길 곳이 없어서’ 직장을 그만뒀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저출산 대책을 통해 부모가 신뢰하는 보육환경 조성에 주력하기로 했다. 운영·평가에 부모 참여가 보장된 열린 어린이집을 확산하고, 인성과 자질을 갖춘 보육교사 양성 및 처우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일·가정 균형을 위해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확대하고, 대체인력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업에서도 육아휴직이 활성화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기간과 사용횟수 확대 제도가 기업 현장에서 정착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포기되는 출생·양육 = 결혼이 늦어지면서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난임 부부,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난임으로 진단받은 인구는 지난 2008년 17만여 명에서 2013년 20만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35세 이상이 되면 난소기능 저하 등으로 자연 임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체외 수정 시술 등 난임 치료는 대부분 고액인 데다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으로 이 같은 부부들은 출산을 포기해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난임 치료 부부 가운데 26.6%가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진통, 임신중독증 등을 앓는 고위험 산모도 지난 2008년 약 8000명에서 2013년 2만8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출산한 이후에도 양육여건이 열악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부모로부터 방임되는 아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난임 부부와 고위험 산모가 의료비 부담을 덜고 출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용권·김영주·유현진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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