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에서 비노(비노무현) 그룹은 아쉬운 분위기 속에서 박지원 의원의 선전에 위안을 얻었다. 막판 무서운 추격전을 벌여 문재인 후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박 의원은 비록 졌지만 ‘성공한 실패’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득표력을 보이며 비노·비주류계의 수장 입지를 확실히 구축함으로써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의원은 비노 측 지원 속에 최고위원 1등에 당선되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면 ‘486계’는 회복하기 힘든 좌절을 맛본 것으로 평가된다. 당내에서는 486 세력이 다양하게 분화한 만큼 더 이상 486이라는 틀로 이들이 묶여서는 안 되며, 각자의 정치 의제를 갖고 개개인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새정치연합 의원은 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막판 박 의원의 상승세가 확연히 드러났지만 그래도 문 의원이 낙승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전대에서 박 의원과 비노계는 존재감과 실력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권리당원과 당원 투표에서는 문 대표에게 앞섰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린 데다 현장의 대의원 표심을 확실히 잡는 데도 실패하며 3.52%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그러나 애초 전대 예상에서 ‘양강’으로 분류했지만 사실상 문 대표의 낙승을 예상했던 당내 분석을 무색하게 할 만큼 선전했다는 분위기다. 현장의 한 참석자는 “문 대표가 연설을 정말 잘했는데, 그 연설이 없었더라면 승부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 측 김유정 대변인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험 있고 강한 리더십을 가진 박 의원이 당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열망이 전대 과정에서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일단 “패자는 할 말이 없다. 당분간 쉬고 싶다”고 밝혔지만, 향후 총선 국면에서 박 의원의 역할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심’이 박 의원을 선택한 만큼, 신당 창당 흐름이나 당내 분열 위기에서 박 의원이 나설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에서는 ‘486계의 몰락’도 확인됐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인영 의원은 12.92%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다섯 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4등으로 겨우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