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공공기관 정상화 - (12) 부정·부패 실태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특혜성 계약 제공에 따른 금품수수나 친·인척 취업 청탁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공공기관의 부정부패 행위가 여전히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국무총리 산하 정부 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정부가 추진한 ‘부정부패 척결 추진계획’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5개월간 관계부처와 함께 공공기관 부패 척결에 나선 결과, 특혜성 계약 및 금품수수와 취업 청탁 등의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공공기관 소속 직원 68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패척결추진단은 특히 이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은 특혜성 계약 및 취업 비리와 관련해 11개 공공기관 임직원 30명을 적발, 12명은 검찰과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전원 문책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를 살펴본 결과, 여전히 공공기관 소속 직원들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이번에 적발된 공공기관의 비리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A 기관의 팀장은 정보시스템 유지보수 사업자 선정 대가로 업체 3곳으로부터 1억29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B 공사의 팀장은 소방 설비 개선공사 대가로 업체 8곳으로부터 1억25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C 재단 본부장의 경우 특정 업체에 용역계약을 독점하게 해준 대가로 총 1654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 청탁을 통한 특혜성 취업 행위도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D 기관 원장은 대학원생 제자 3명의 경력이 기준(실무경력 5년)에 미치지 못함에도 경력을 속여 취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E 공단 차장 2명은 아들과 조카를 인사담당자에게 청탁해 부정하게 취업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적발된 비리 행위 중에는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내부 기밀을 유출한 사례도 있었다. F 공사 이사는 93억 원 규모의 IT센터 이전 공사 총괄책임자의 지위를 이용해 비공개 내부 입찰정보를 관련 전산업체에 사전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최근에는 공공기관 소속 직원들뿐만 아니라 해당 기관의 수장인 기관장들 역시 각종 비리를 저질러 검·경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형적인 공기업 임직원의 비리 형태를 보여준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월 해임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지난 2011∼2013년 A 예인선업체 대표로 재직하면서 업체 이사 6명의 보수 한도인 6억 원을 초과해 연봉을 지급하거나 자신의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법인카드로 쓰는 등 회사에 30억3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해 12월 26일 불구속 기소됐다.

특히 장 사장은 가스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1년 2개월 동안 A 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1억6300만 원어치를 사용하는 등 2억89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사는 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예인업무를 독점하고 있어 A 사에 장 전 사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조계륭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가전업체 모뉴엘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단기 수출보험과 수출 신용보증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뉴엘에서 8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다.

모뉴엘은 무역보험공사의 보험을 근거로 시중은행 등 6 곳에서 3200억 원을 대출받았지만 지난해 12월 끝내 파산했다.

조재빈 정부 합동 부패척결추진단 국장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한 영향력 행사를 통한 특혜성 취업이나 몰아주기식 계약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비리가 공공기관의 부패를 심화시키고 공정성을 훼손하는 중대 비리임을 감안해 향후에도 검·경 등 수사기관과 공조해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병철·박민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관련기사

장병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