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와 산하 문화·예술기관이 조직운영 등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으면서 특유의 창의성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권한을 부여할지,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할지 논의가 갈리고 있다.
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와 부산시가 각각 감사와 지도점검을 진행한 결과, 산하 문화·예술기관인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부산국제영화 조직위원회의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들 기관도 공공 잣대에 견줘 과오가 있을 경우 엄중히 따져야 한다는 의견과, 조직의 특수성이나 고유성을 고려해 행정적 관점으로만 판단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합리적 절충을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감사 결과, 정명훈 예술감독이 매니저에게 지급된 항공권(1320만 원 상당)을 가족이 유용토록 하거나 지인을 직원으로 채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부산시는 조직위 운영 개선을 위해 지도점검을 벌인 결과 초청작 선정, 인사, 회계 등 분야에서 17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황보승희 부산시의원은 “조직위가 75억 원의 세금을 지원받으면서 자율성과 독립성만 내세우고 투명하게 예산 집행을 못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착오 및 부주의를 침소봉대한 데다 쇄신안 마련 중 점검자료를 공개한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재발방지를 위해 지자체가 모호한 문화·예술기관의 예산활용 기준 등 규정을 정비, 권한과 권한 밖의 일을 명확히 함으로써 의무준수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예술계 인사나 단체라 해서 도덕성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되기 때문에 모호한 규정을 바로잡는 한편, 성과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경(새누리당) 서울시의원도 “기관장 연봉이나 권한 등 규정 마련 시 국제관행을 참고해 지자체와 해당 기관의 입장을 절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향은 현재 공석인 새 대표 선임을 추진하기 위해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고 새 대표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7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당장 올 6월 재단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아 장기 발전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어 새 대표 선임을 시급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고 서울시향 관계자는 전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