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가 10∼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심각한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에 앞서 ‘포스트 정홍원’으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안대희·문창극 전 후보와 비교할 때 결코 가볍지 않은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라면 벌써 정치권 공세에 낙마했을 정도다. 지난달 27일 ‘언론에 대한 외압성 갑(甲)질’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사실이 녹취록 형태로 보도되기 시작한 6일 이래 자진사퇴 주장이 공공연해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3일 지명되면서부터 원천적 의문이 제기됐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국회 운영위원장직을 수행하다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은 채 국무총리가 된다면 대통령중심제의 삼권분립 취지에 어긋난다. 자신을 지역구 의원으로 선출해 준 유권자들을 제대로 대변하지도 못하게 된다. 지난달 7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각하’ 호칭으로 받든 것만으로도 ‘친박(親朴)의 구설’을 자초하고, 직언·소통·책임 총리 가능성에 대한 회의를 낳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은 이 후보 스스로 밝혀온 공직관(觀)과 능력, 경륜 등을 고려해 일말의 기대를 가졌었다. 그러나 본인의 아파트, 차남의 땅에 대한 투기 의혹이 심상찮더니 급기야 차남이 미국계 로펌에 근무하고 2억3000여만 원 연봉을 받으면서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한 ‘비위’까지 더해졌다. 본인과 차남의 병역 관련 의혹도 아직 개운찮고, ‘시간당 1000만 원의 황제특강’ 뒷말도 가시지 않았다.

공직자로서 스스로 주변을 잘 관리해 온 것이 이 지경이라면 공직관 자체에도 의심이 간다. 야당 측은 이미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여권 내부에도 그런 기류가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 기준에 비춰보면 사퇴하는 게 정도다. 다만, 이 후보마저 낙마한다면 박정부 국정이 더 흔들리고, 그것은 국가적 불행이다. 이 후보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고, 여당 의원들도 청문회가 통과의례가 되지 않도록 제대로 따져야 할 것이다. 그 다음은 국민 판단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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