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9일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원 전 원장은 이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9일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원 전 원장은 이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연합뉴스
‘무죄 1심’ 뒤집힌 근거는…직원 메일 첨부문서 결정타
트위터 계정·댓글 건수 늘어

계정 1심 175개→2심 716개
선거 글 0회→13만 6017회

“국정원 사이버활동 대선개입
지시한 사실 인정” 징역 3년


원세훈(64) 전 국가정보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데에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 첨부 파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뒤집고 이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 선거·정치에 관여한 심리전단의 트위터 계정이 대폭 확대됐고, 법원은 이 계정들을 근거로 심리전단이 선거 개입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상고심에서는 이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 6부(부장 김상환)는 검찰이 제시한 심리전단의 트위터 계정 1157개 가운데 1심에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던 심리전단 안보5팀 직원의 이메일 첨부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이 파일을 바탕으로 기초계정 269개와 이 계정이 작성한 글을 ‘트위트덱’ 프로그램으로 퍼뜨린 계정 422개, 직원들 이메일에서 나온 계정 25개를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위트·리트위트 글은 11만여 건에서 선거 관련 13만6000여 건을 포함한 총 41만여 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파일은 심리전단 직원 김모 씨가 자신의 이메일에 첨부한 ‘ssecurity.txt’ 파일로 다수의 트위터 계정들이 비밀번호 등과 함께 나열돼 있고, 활동내역 등이 담겨 있었다.

김 씨는 법정에서 이 파일의 작성 여부나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작성자가 인정하지 않은 디지털 문서 내용은 증거로 볼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313조에 따라 1·2심 재판부는 모두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가 통상적 업무 수행 과정에서 수시로 참고하며 필요한 내용을 계속 추가·보충하고 활동 내역과 실적을 계속 반복적으로 기재해온 것이므로 ‘업무일지’로 평가할 수 있다”며 ‘공무원의 직무상 증명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작성한 문서나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문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315조에 의거해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항소심 재판부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결정된 이후 2012년 8월 21일부터 트위터를 통해 선거 관련 글이 급증한 것으로 보았고 그 과정에 원 전 원장의 업무지시가 있었던 만큼 원 전 원장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세세한 내용까지는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지시·강조 말씀’ 등이 직원들의 선거운동 동기가 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원 전 원장 측 이동명 변호사는 “재판부가 2012년 8월을 선거 개입 기점으로 제시했지만 원 전 원장의 지시·강조 말씀을 한 시점과 구체적 연관관계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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