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베이너 하원의장 초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놓고 다시 ‘경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행정부 승인 없이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한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연설 강행을 선포해 오바마 행정부-미국 의회-이스라엘 정부의 감정 대립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9일 오바마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끝나고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에 언급한 대로 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우리 팀은 협력해 움직이고 있다’고 항상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하고 싶은 얘기를 바로 꺼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양국 관계는 특정 정당이나 정파와만 관련돼 있지 않기에 외교 의례(프로토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정당은 미국 공화당을 의미했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난 1월 21일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해 의회에서 연설을 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핵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화당이 이란 제재법을 통과시키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맞대응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가 임박한 외국 정상들과는 만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면서 “이란을 추가 제재하려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에도 반대한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란 핵협상에 불만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는 한 발자국 앞으로 더 나갔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나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워싱턴DC에 가서 상·하원 의원들과 미국민에게 이스라엘의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오바마 행정부의 경고를 수용해 비공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거나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차총회에서 연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날 베이너 하원의장실의 마이클 스틸 대변인은 “오는 3월 3일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연설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이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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