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 겨울 빛 축제’에 초청 전시된 진주남강유등 창작등인 하트 모양의 조형물에서 현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진주시청 제공
해외로 수출되는 국내 유일의 축제가 있다. 무슨 수로 축제를 수출하고 돈이 되겠느냐는 시각이 있지만, 실제 이 축제는 최근 몇 년간의 해외 교류전에서 호평을 받아 올해부터 미국에서 수익창출에 도전한다. 매년 10월이면 화려한 야경을 수놓는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가 그것이다. 축제는 국내에서 이미 성공을 거둬 300만 명에 육박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고, 이에 따른 경제파급 효과도 1600억 원에 달한다. 진주의 역사성을 담아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진주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1949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지방종합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의 ‘유등대회’란 프로그램으로 개최되던 것을 2000년부터 이를 분리·특화한 축제다. 남강에 수많은 유등을 띄워 화려한 야경이 연출되면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 최우수 축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명예 대표 축제에 선정됐다. 특히 2013년에는 세계 겨울 3대 축제 중 하나인 캐나다 ‘윈터루드 축제’에 우리나라 축제 사상 최초로 수출돼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 미국 LA 한인축제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 겨울 빛 축제’에도 잇따라 초청됐다. ‘나이아가라 겨울 빛 축제’ 때는 1700여 개의 유등을 전시해 당시 짐 디오다리 시장이 휴대전화와 전용 차량을 한국산 제품으로 모두 바꾸는 등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의 유명 웹사이트인 버즈피드(BuzzFeed) 사이트에 2013년 캐나다 윈터루드 축제에 설치됐던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소망등 터널 사진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이탈리아 콜로세움 등과 같이 세계 최고의 19개 야간 경관 사진 중 하나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호평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글로벌 육성 축제’에 선정돼 세계 명품축제로 도약, 발전하는 데 가속도가 붙게 됐다.
진주시는 본격적인 유등축제를 수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시에 미주대륙 진출 전진기지인 유등보관 창고를 무상으로 확보했다. 종전에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부피가 큰 유등을 제작해 컨테이너에 실어 선박을 이용해 운송하고 전시한 유등을 운송비 문제로 현지에 기증하고 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교통 요충지인 투산에 유등을 보관할 수 있는 베이스 캠프가 마련됨에 따라 세계적인 도시인 뉴욕, 워싱턴, 남미 등 아메리카 대륙 전역에 철도, 차량, 선박 등을 이용해 이들 지역 축제에 진출, 전시할 수 있게 됐다.
시는 우선 오는 3월 열리는 히달고시 보더축제(BorderFest) 기간 한국의 전통등 32개를 전시한다. 또 축제전 창작등 강사 2명을 파견해 히달고시 초·중·고교 학생들을 교육한 후 창작등을 만들어 전시할 계획이다. 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델마페어 그라운드(148만㎡)에 유등 전시를 추진 중이다. 시는 연간 300만 명이 찾는 이곳에 유료 소망등 터널을 조성하고 인디언 모형 등 미국인들이 원하는 유등을 제작해 전시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델마페어 측과의 협약을 통해 제작 및 입장 수입의 일정부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등 축제의 해외 진출로 진주시는 축제발전은 물론 지역 경제적 파급효과, 지역 농산물 및 도시브랜드 제고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중채 진주시 문화콘텐츠담당은 11일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케이팝(K-POP) 등 개인이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많으나 축제 진출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유등축제 수출은 세계 속에 진주는 물론 대한민국의 전통문화 축제를 세계에 수출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는 이미 국내에서 성공을 확인했다. 지난해 280만 명이 찾은 남강유등축제의 재정자립도는 42%로 전국에서 열리는 수백 개의 축제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시는 지난해 34억 원의 총 예산 중 부교 수입, 소망등 달기, 유람선 체험, 유등 띄우기 등 축제 프로그램을 부분 유료화하는 동시에 기념품 판매, 부스 분양, 광고 및 사업 수입으로 축제장 전체를 유료화하지 않고도 절반에 가까운 14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형 글로벌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축제 자립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어서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시는 올해 축제부터는 주 행사장인 진주성 입장료를 받아 재정자립도를 달성하고 남는 수익금으로 글로벌 명품축제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돼 지난해 12일의 축제기간 관광객 쇄도로 1600억 원 이상의 경제파급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밤의 축제이기 때문에 오후 11시 이후에도 관광객이 줄지 않고 숙박 등으로 지출액이 증가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축제보다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진주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진주남강유등축제
420여 년의 역사에 기원을 두고 진주의 역사성을 브랜드화해 야간축제로 특성화된 축제다. 진주에서 남강에 유등을 띄우는 ‘유등놀이’는 임진왜란 중 치러진 진주성 전투에 기원하고 있다. 1592년 10월 충무공 김시민 장군이 3800명에 지나지 않는 적은 병력으로 진주성을 침공한 2만 왜군을 크게 무찔러 민족의 자존을 드높인 ‘진주대첩’을 거둘 때 성 밖의 의병 등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풍등을 하늘에 올리며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 전술로 쓰였다. 이후 진주성에 갇혀 있는 병사들과 백성들이 멀리 두고 온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이용한 우리민족의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