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한 디자인에 2도어 구조를 지닌 쿠페 스타일 승용차는 국내에서 유난히 인기가 없는 차종이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세단 스타일에 가까운 4도어 쿠페가 2도어 쿠페의 인기를 대신한다. 특히 국산 차보다는 수입차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런 4도어 쿠페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차종 중 하나가 바로 BMW의 420d 그란쿠페다. 최근 420d 그란쿠페를 시승하며 4도어 쿠페의 매력을 직접 체험했다. 시승을 위해 맞이한 모델은 사륜구동 파워트레인 ‘엑스드라이브(xDrive)’ 기능까지 탑재된 뉴 420d xDrive 그란쿠페였다.

BMW 가운데서도 2, 4, 6의 짝수 시리즈는 보통 2도어 쿠페 라인업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420d 그란쿠페는 이처럼 2도어 쿠페로 먼저 출시된 4시리즈 가운데서 세 번째로 추가된 모델이다. 2도어 쿠페의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세단의 편의성과 넓은 적재공간을 가미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420d 그란쿠페의 파워트레인은 2.0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우선 재원상으로는 국산 중형·준대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의 동력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힘은 이와는 달랐다. 시동 직후에는 디젤 특유의 진동과 엔진음이 들려오며 날렵한 이미지의 외관과 달리 다소 거친 느낌의 주행감을 나타냈다. 서서히 속력을 끌어올리며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주행 상태로 접어들었다. 주행 초반에 느껴지던 거친 느낌은 줄어들고 더욱 부드러운 주행감을 선사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서스펜션은 고속 주행에서는 오히려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느끼게 해줬다. 특히 xDrive로 구현되는 사륜구동 주행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의 급커브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등 쿠페 본연의 주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쿠페는 스포츠카처럼 연비가 좋지 않을 것이다’라는 편견도 420d 그란쿠페에는 기우였다. 420d 그란쿠페의 공인복합연비는 ℓ당 15.6㎞다. 실제로 도심 및 고속도로 구간을 연비에 대한 배려 없이 약 60㎞ 주행한 후 표시된 연비는 ℓ당 14.5㎞였다. 따라서 420d 그란쿠페는 모델명에 포함된 ‘쿠페’란 단어에 대한 운전자들의 편견만 제거한다면 가정용 세단 승용차에 비해 절대 부족할 것이 없는 차량이다. 가격은 6110만~6280만 원.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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