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징계 만료된 날부터 3년 이내 국가대표 선발 못해’ 규정 탓… 박태환(26·사진)이 오는 27일 예정된 국제수영연맹(FINA)의 청문회에서 단 하루짜리 징계처분을 받더라도 국내 규정상 사실상 선수생명이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박태환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 마지노선인 20개월 이하 징계만 받으면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왔다. 박태환은 오는 22일 청문회가 열리는 스위스 로잔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11일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 6항에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크건 작건 도핑 위반으로 징계를 받으면 징계기간이 끝난 이후부터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3일 FINA의 도핑테스트를 받았기에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이날부터 소급돼 적용된다. 올해부터 징계기간이 4년으로 늘었지만, 박태환의 경우 지난해 도핑검사를 실시했기에 2년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 본인의 과실이 없다는 정상이 참작될 경우 자격정지 기간은 절반, 즉 1년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1년 징계라면 리우올림픽이 내년 8월 5일 개막되기에 출전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의하면 1년 징계일 경우 2018년 9월 2일까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다. 이 규정은 지난해 7월 도입됐으며 지금까지 적용된 사례는 없다.

박태환이 경징계를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체육회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스포츠계가 금지약물 복용에 강경한 가운데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선발 규정을 바꾼다면 국제적인 비난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박태환이 리우올림픽에 앞서 자격정지가 끝나는 경징계를 받을 경우 선발 규정에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도핑 관련 선발 규정의 첫 사례이기에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규정은 유명무실해진다”며 “하지만 자격정지 기간이 짧은 징계를 받게 된다면 국민적인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22일 출국하는 박태환은 현지에서 도핑 관련 전문 변호사와 함께 청문회를 준비하게 된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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