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후 의총서 당론 결정
여론 업고 표결거부론 확산
이완구 인준반대 수순 유력
새누리
또 낙마땐 朴정부에 치명타
설 연휴전 단독처리 배수진
당내 ‘회의적 평가’도 존재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1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사이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 인준 표결 거부론이 확산되면서 인준 문제를 설 연휴 이후까지 끌고 가려는 분위기가 있고, 이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야당이 인준 표결을 거부할 때 설 전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국회가 ‘강 대 강’으로 부딪칠 수 있는 형국이다.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부터 앞장서서 “이대로는 안된다”며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인준 표결을 거부할 것을 시사하고 나섰고, 반면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은 단독 처리 불사 의지를 밝히면서 배수진을 치는 것이다.
문 대표가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리 후보자가) 두 번 낙마했고 이번엔 세 번째라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면서 사실상 이 후보자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수위를 적극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비록 문 대표가 청문회 이후 의원총회에서 인준에 대한 당론을 정하겠다고 전제를 달았지만 현재와 같은 당내 기류라면 야당이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 등 인준 반대의 수순을 밟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 앞서 지난 8일 문 대표는 “이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격인지 의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청문회 전후로 당내 여론이 또 한 번 출렁였다는 점을 잘 드러낸 대목이다.
겉으로 드러난 야당의 기류는 ‘초강경’이다. 하지만 익명을 전제로 한 평가를 물었을 땐 야당 내부도 상당히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 당직자는 “이 후보자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당시 보여줬던 면모를 높게 사서, 어찌 됐건 모양새는 갖춘 총리를 만들고 싶었지만 국민이나 당내 여론이 내 뜻과 달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야당 청문회 특위 위원들 간에도 견해 차이가 있다. 한 특위 위원은 “솔직한 답변과 해명 없이 그저 죄송하다는 말로 넘어가는 이 후보자의 모습만으론, 청문 보고서를 채택해주기 어렵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위원은 “부적격 의견을 담아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줄 수는 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거부하면 단독으로라도 총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후 또다시 이 후보자마저 물러난다면 그야말로 박근혜 대통령과 박근혜정부의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지배적이다. 부정적 여론 기류를 잘 알고 있는 김 대표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정대로 설 연휴 전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도 “문제의 녹취록 부분은 이 후보자가 ‘백배’ 사과했고 대부분의 의혹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만큼 12일 오후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물론 새누리당 내부도 이 후보자를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야당이 본회의 표결에 참가한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 지도부가 단단히 표 단속에 나서지 않는다면 일부 반란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당 저변에 존재하고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