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자원개발 ‘엉망’ 캐나다 정유회사 인수 석유公
평가액보다 1조 더주고 매입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했다 혈세를 낭비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12일 국회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야당 의원들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해외로부터의 지하자원 확보를 명분으로 지난 2009년 10월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를 40억6500만 캐나다 달러(약 4조5600억 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국책 연구기관과 공사 내부에서 매입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석유공사가 평가한 하베스트 원유생산 부문의 자산가치는 27억7800만 캐나다 달러였지만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동일한 물건의 자산가치를 16억1200만 캐나다 달러로 평가한 것이다. 결국 공사가 하베스트 원유생산 부문을 1조1225억 원 더 주고 매입한 셈이다. 연구원은 당시 검토의견서에서 하베스트 원유생산 부문에 대해 “생산, 개발 및 탐사광구의 자산가치가 일반적인 인수·합병의 경우에 비해 과대평가됐다”며 “생산광구 중 일부는 고갈 상태에 이른 곳이 있어 생산량 유지를 위해서는 미개발 지역 시추 등이 필요하며 향후 시설비와 운영비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공사가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한 2009년 10월 14일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석유공사 감사위원은 “2007년에 신규 사업투자기준을 마련한 이후에 매년 당기별로 재설정한 생산광구의 할인율을 보면 10%로 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8%”라며 “내부수익률이 상당히 저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대책이 어떻게 마련됐는지 듣고 싶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도 공사는 무작정 인수를 감행했다.
광물자원공사가 187억 원을 투자해 국내 기업 최초로 아프리카 유연탄 광산 확보에 성공했다고 홍보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블락플라츠 유연탄 사업’도 결국 혈세 176억 원을 탕진한 채 끝난 것으로 드러났다. 자원개발 특위 소속 김제남(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사는 2010년 11월 지분 37%를 인수하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블락플라츠 지역 인근에 대규모 습지가 분포돼 있는 데다 문화유적지, 공동묘지, 가스 파이프라인, 목장 등도 있어 개발가능 면적이 2010년 인수 당시 1207㏊에서 522㏊로 축소됐다. 유연탄 매장량도 144.5Mt(1Mt=100만t)에서 46.5Mt으로 67.8%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는 지난해 사업을 최종 포기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평가액보다 1조 더주고 매입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했다 혈세를 낭비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12일 국회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야당 의원들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해외로부터의 지하자원 확보를 명분으로 지난 2009년 10월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를 40억6500만 캐나다 달러(약 4조5600억 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국책 연구기관과 공사 내부에서 매입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석유공사가 평가한 하베스트 원유생산 부문의 자산가치는 27억7800만 캐나다 달러였지만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동일한 물건의 자산가치를 16억1200만 캐나다 달러로 평가한 것이다. 결국 공사가 하베스트 원유생산 부문을 1조1225억 원 더 주고 매입한 셈이다. 연구원은 당시 검토의견서에서 하베스트 원유생산 부문에 대해 “생산, 개발 및 탐사광구의 자산가치가 일반적인 인수·합병의 경우에 비해 과대평가됐다”며 “생산광구 중 일부는 고갈 상태에 이른 곳이 있어 생산량 유지를 위해서는 미개발 지역 시추 등이 필요하며 향후 시설비와 운영비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공사가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한 2009년 10월 14일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석유공사 감사위원은 “2007년에 신규 사업투자기준을 마련한 이후에 매년 당기별로 재설정한 생산광구의 할인율을 보면 10%로 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8%”라며 “내부수익률이 상당히 저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대책이 어떻게 마련됐는지 듣고 싶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도 공사는 무작정 인수를 감행했다.
광물자원공사가 187억 원을 투자해 국내 기업 최초로 아프리카 유연탄 광산 확보에 성공했다고 홍보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블락플라츠 유연탄 사업’도 결국 혈세 176억 원을 탕진한 채 끝난 것으로 드러났다. 자원개발 특위 소속 김제남(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사는 2010년 11월 지분 37%를 인수하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블락플라츠 지역 인근에 대규모 습지가 분포돼 있는 데다 문화유적지, 공동묘지, 가스 파이프라인, 목장 등도 있어 개발가능 면적이 2010년 인수 당시 1207㏊에서 522㏊로 축소됐다. 유연탄 매장량도 144.5Mt(1Mt=100만t)에서 46.5Mt으로 67.8%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는 지난해 사업을 최종 포기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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