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어크市, 커플 대상으로 2000만원 넘는 땅 100곳을 각각 110만원에 판매 이벤트

주민유치 통한 경제효과 기대… 부지 사면 18개월 내 집 짓고 5년이상 거주 등 조건 내걸어


‘초콜릿과 100송이의 장미꽃 따위는 잊어라. 밸런타인데이 선물이라면 집 지을 수 있는 ‘땅’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부자들의 돈놀이가 아니다. 미국 뉴저지주의 가장 큰 도시인 뉴어크시는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과감하게 “내 땅의 주인이 되어 주세요”라는 프러포즈를 건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저지 닷컴(ng.com) 등에 따르면 뉴어크시는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연인들에게 시내에 있는 100군데의 빈 부지를 ‘아주 매력적인 가격’인 1000달러(약 110만 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뉴어크시 주민인 카리사 브랜드는 “아무리 뉴어크시 땅값이 싸다고 해도 시에서 내놓은 부지 정도라면 2만 달러(약 2194만 원)는 넘는다”며 “1000달러에 판매한다는 것은 공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시에서 내놓은 부지의 규모는 각자 차이가 있지만, 평균 252㎡ 정도다.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를 마련한 바예 아도프 윌슨 경제개발담당 부시장은 “젊은 부부들은 뿌리내릴 곳을 찾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에게 선택지를 주고자 한다”며 “뉴어크는 그들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 9일부터 시청 웹페이지를 통해 100개의 빈부지 장소와 규모를 확인할 수 있게 해 뒀으며, 밸런타인데이 이벤트에 걸맞게 손으로 표현한 아기자기한 하트들도 웹페이지 곳곳에 장식돼 있다. 땅은 14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으로 100쌍의 연인에게 판매된다.

시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까닭은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다. 땅값을 적게 받더라도 잠재적인 주민 유치 기대 효과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 뉴어크시는 최근 몇 달 동안 시에서 빈집이나 부지 등을 경매에 부쳐 판매해오고 있었다. 시 당국은 “우리는 눈에 거슬리는 건물이나 빈 공터를 치우고, 대신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건물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이 이벤트를 통해 연인들이 오게 되면 지방세를 거둘 수 있으며 사회 공공 기반 시설도 확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 효과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이웃이 생겨 지역 분위기도 생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땅을 사고자 하는 연인들은 시에서 정한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땅을 산 연인은 18개월 안에 집을 지어야 하며, 최소 5년 이상 그곳에서 거주해야 한다. 투자자나 개발자, 시 공무원은 해당 대지를 구매할 수 없지만 연인이라면 미혼이든 기혼이든, 동성이든 이성이든 상관없다. 동성 애인이 있다고 밝힌 교사 레니 콜리아는 WSJ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는 매우 매력적인 아이디어”라며 “당분간 이곳에서 진을 치고 있겠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