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편이 어려웠던 열다섯 살 때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면서 기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는데 33년 만에 기업가들이 모인 단체의 대표가 됐습니다. 앞으로 일자리 창출과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 과거의 저처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겠습니다.”
12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임피리얼펠리스호텔에서 이노비즈협회의 제7대 회장이 된 이규대(58·사진)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이노비즈협회는 정부로부터 기술혁신 수준을 인정받은 1만967개의 중소기업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후보 기업들이 모여 있다. 그는 헬스케어 기기 유통업체 창업으로 시작해 메디칼드림을 매출 200억 대의 건실한 기업으로 키웠다.
1957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여덟 살 때부터 구두닦이와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열다섯 살 때 기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처음으로 품었다고 한다. “허드렛일을 하며 번 40원으로 장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때마침 그해 유독 날씨가 더워 아이스크림을 팔면 장사가 잘될 것 같아 시작했는데 제법 잘돼 적지 않은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그냥 한번 해본 게 아니라 어렸을 적부터 기업가가 되기 위한 연습을 한 것이죠.”
그는 공수부대 중사로 군복무를 마친 후 여러 중소기업을 돌며 사회생활을 하다 헬스케어 산업의 전망을 보고 1991년 11월 헬스케어 기기 유통업체인 대경상사를 설립했다. 이후 수입상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연구·개발에 10억 원을 투자한 끝에 지난 2003년 자체 브랜드를 단 안마의자인 ‘메디칼드림’을 출시했고 2006년 기업부설연구소까지 설립해 안마의자와 함께 안마의자와 결합된 헬스케어로봇도 내놨다. 잘 나가던 사업은 2008년 큰 시련에 부딪혔다. 당시 30대 후반의 연구소장이 모든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고 컴퓨터를 포맷해 연구·개발의 성과를 없애버린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연구·개발에 매진해 메디칼드림을 단단한 강소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시 수없이 자살할 생각을 했다”고 그는 털어놨다.
이런 역경을 딛고 1만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단체의 수장이 된 이 회장은 “앞으로 이노비즈기업들이 연간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회원사 설득과 지원 작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년간 5억 원의 사재를 기부해 업계 전반으로 나눔문화가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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