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로 보험금 지급 많아져도 농산물 재해보험 알려져 다행”“볼라벤·덴빈 등 태풍 4개가 우리나라를 할퀴고 간 2012년에는 손해율이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김학현(사진) NH농협손해보험㈜ 대표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사무실에서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그해 농작물 재해보험 사업의 손해율이 357%를 기록했고, 지급한 보험금만 해도 491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270%가량 많은 보험금 지급으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도 김 대표의 표정에서 전혀 어두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국내 손해보험사로는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농작물 재해보험 사업의 존재감을 농가에 확실하게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듬해 해당 보험의 가입 면적은 1년 전에 비해 48%나 증가했다. 반면 2013년 이래로 2년 연속 거대 재해가 없자 지난해 가입면적은 16.2% 줄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정부가 50%, 지방자치단체가 30%가량의 보험료를 각각 지원하고, 농가는 20% 미만만 부담하는 상품이다. 사과·배·벼 등 46종에 이르는 농작물의 피해가 발생하면 자기 부담 비율을 뺀 피해액 전체를 보상받는다. 김 대표는 “충남 태안지역의 사례를 보면 벼 4000㎡를 농사짓는 데 소요되는 농약 비용은 12만 원, 비료는 17만 원인데 반해 농가의 보험료 부담액은 4만3000원 수준”이라면서 “농약 비용보다 적은데도 안전판인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10분의 1도 안 되는 구호 비용만 지원받는 농가를 볼 때면 안타까운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상기후로 날씨 변동 폭이 커지면서 점점 기상 예측이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6월에는 충북 음성 지역에 우박이 난데없이 떨어졌는데 보험에 가입한 과수원 농가는 72년 동안 내야 할 보험료를 보험금으로 타가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가입자를 늘리고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앞으로 대상 농작물 수를 확대하고, 자기 부담 비율을 낮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출신인 김 대표는 2012년 농협손보 대표를 맡아 1조8000억 원에 불과한 자산을 3년 만에 5조5000억 원까지 키운 데 힘입어 농협 계열사 대표로는 드물게 4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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