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핀 이용 접촉징후 확인
불시에 방문 아이 살피기도
보안장비업체에 제작 문의
학부모들 기상천외 대응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A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교사 김모(여·26) 씨는 최근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아이가 가지고 온 곰 인형을 살펴보다 인형 눈 쪽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요즘 어린이집 폭행 문제가 불거지자 의심 많던 학부모가 이 같은 장치를 ‘고안’해 아이에게 들려 등원시켰던 것. 김 씨는 “개인 장난감을 갖고 오면 안 된다는 주의와 함께 인형을 아이 편에 돌려보냈다”면서 “녹음기나 카메라를 아이들 가방에 숨겨 보낸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이 정도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감시당할 줄은 몰랐다”며 씁쓸해했다.
16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난 1월부터 녹음기 등 디지털 장비에 대한 학부모들의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B 보안 장비 업체 관계자는 “요즘 녹음기에 대한 학부모 수요가 높아져 지난해 11∼12월보다 올해 1∼2월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며 “녹음기 판매 업체한테는 때아닌 호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온라인상에서는 아예 고성능 음성 증폭 녹음기를 ‘어린이집 녹음기’로 홍보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들어 학부모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전자 기기를 들키지 않도록 인형 눈 부위나 가방 단추에 초소형 카메라를 잘 숨기는 업체를 찾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 J 정보통신 관계자는 아이들 장난감이나 가방에 카메라를 장착하는 게 가능하냐는 문의에 “배터리 제약 때문에 작동 시간이 길진 않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어린이집 용도’로 얼마든지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주문 제작을 할 경우 녹음기의 경우 15만∼20만 원, ‘몰카’의 경우 30만∼40만 원의 제품가격에 보통 5만∼10만 원의 제작 공임이 추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대 정황이 어느 정도 확실한 상황에서 물증 확보를 위해 사용되는 게 디지털 방식이라면 자녀 머리핀 등 생활용품을 이용한 진단법은 의심 초기 단계에서 주로 활용된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학부모 이영은(여·30) 씨는 “귀가한 아이 머리에 핀 배열이 달라져 있는 현상이 일주일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된다면 어린이집에서 지속적인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는 신호”라며 “이상 징후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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