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도 의견 제각각… 정부는 ‘黨·靑 눈치보기’ 33년 묵은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적극 독려했지만 최근 수면 밑으로 쑥 가라앉은 모습이다. 뒷받침돼야 할 여당도 지도부까지 포함해 지역구별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정부도 당·청 눈치 보기에 들어가 추진 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분위기다.

17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지난 1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연내 완화 방침을 밝히며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가속도가 붙는 듯했던 수도권 규제 완화는 현재 답보 상태다.

1월 중순부터 연말정산 파동에 증세·복지 논쟁,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과 개각까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히고설키며 정국이 요동친 탓이 크다.

이런 가운데 여당 지도부조차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힘을 빼고 있다.

대구 동구을이 지역구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가 균형발전에 대한 철학 없이 일방적으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 평택갑이 지역구인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의장 당선 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불합리한 규제는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 사령탑뿐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들도 수도권 대 비수도권으로 나뉘어 엇박자를 내고 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 때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과 이노근(서울 노원갑) 의원은 규제 완화의 조속한 시행을 주문한 반면,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은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대통령이 연내 추진을 주문한 사안에 대해 여당 내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련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공업용지 조성과 공장 신·증설 제한을 담은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산업집적활성화법 시행령 등을 고쳐 수도권 규제를 과감히 풀어주는 대신 지방에 강력한 인센티브(혜택)를 제공해 수도권 규제 완화와 지방 지원책을 일괄 타결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특히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올 상반기까지는 밑그림을 그려 놔야 한다는 계획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가 중요하지만 (다른 사안들이 많기 때문에) 말조차 꺼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낡은 규제를 풀어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인데 수도권에 방점이 찍히다 보니 지방 반발이 거세다”며 “처음부터 프레임(틀)을 잘못 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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