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060세대 648만 가구 중 42% 가량이 노후를 대비한 자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퇴자들을 위해 열린 한 자산관리 박람회에서 상담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현재 5060세대 648만 가구 중 42% 가량이 노후를 대비한 자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퇴자들을 위해 열린 한 자산관리 박람회에서 상담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대부분 부동산 편중 심각해… 재산세 건보료 산정때 불리

재산보다 매달 소득원 필요… 퇴직금은 연금으로 받아야


수원에 사는 유재순(여·59) 씨는 경기불황에 남편이 2년 안으로 사업을 정리하기로 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남편 은퇴 이후 이제까지 모아둔 재산으로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는 가운데 미혼인 작은 아들의 결혼 전세자금 마련이라는 큰 지출까지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 막막했던 유 씨는 고민 끝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미래설계센터를 찾은 유 씨는 노영록 신한PWM 태평로센터 부지점장 겸 PB(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를 만나 은퇴 상담에 나섰다.

유 씨는 일단 본인, 배우자, 자녀에 대한 기본 정보와 현재까지의 소득·연금 상태, 매월 필요한 은퇴 생활비 목표치·의료비·기타 비용 등을 ‘은퇴설계설문지’에 기록했다. 노 PB가 신한은행의 ‘S-솔루션’ 시스템을 통해 1시간 가량 유 씨의 설문지를 분석해 본 결과 유 씨의 미래 설계지수는 60점을 겨우 넘었다.

노 PB는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 비율이 9대 1가량으로 부동산이 압도적으로 많고, 금융자산을 모두 예금통장에만 넣었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건물 관리가 버거워지고, 상속세나 증여세는 추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부동산 자산을 줄이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씨와 같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제2의 인생을 위한 재무준비가 미흡해 상당수의 ‘5060세대’가 노후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예전에는 집 한 채만 있어도 노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집값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연일 하락세고, 사상 최저의 금리 상황을 이어가면서 은퇴자금을 지키는 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화일보는 17일 은행, 보험, 증권사의 PB 4명으로부터 5060세대를 위한 효과적인 노후자금 관리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돈에 대한 ‘건강검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설계의 기본은 현재 본인의 재무상태를 진단하는 것에서 시작해 진단에 따라 적절한 솔루션을 마련하는 방법론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 PB는 “전문 은퇴설계상담을 통해 현재 부채 수준, 자산 상태를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후 목표를 세워 전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채 합계가 총자산의 3분의 2를 넘는다면 일단 위험한 자산구조인만큼 생활 수준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 재무상태에 대한 파악이 끝났으면 ‘자산 리모델링’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전체자산 중 부동산 편중이 심한 우리나라 5060세대의 경우 부동산 자산을 급격히 ‘다이어트’하는 게 필요하다. 김교란 KB국민은행 WM 컨설팅부 부장은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에 따른 세금과 은퇴 이후 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는 반드시 고려할 사항”이라며 “퇴직을 하면 직장 건강보험료에서 지역 건보료로 전환되는데 지역 건보료 책정 시 부동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임희 삼성생명 강북FP센터 팀장은 “전체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은 60% 이하로 하는 게 좋다”면서 “월 임대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는 수익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대출이자와 월 소득에 대한 소득세, 재산세 등을 고려한 후 세후 수익률을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자산이 있지만, 개인연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고령자의 경우 주택 연금을 활용해 사망할 때까지 일정 생활비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월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정수입이 없어지는 은퇴 시기에는 재산보다도 ‘월 소득’을 마련할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은퇴시기 소득원으로는 부동산 임대소득과 국민·퇴직·개인연금 등 연금소득, 예·적금의 이자 등으로 준비할 수 있다. 은퇴 시 퇴직금은 일시에 받는 것보다는 퇴직연금을 통한 소득으로 나눠서 받는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월급처럼 매월 수익을 받는 월 지급식 상품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강준규 대신증권 강남 선릉센터 부센터장은 “기초 자산이 일정 부분 하락하더라도 매월 이자를 받는 주가연계지수(ELS) 상품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박정경·장병철 기자 verite@munhwa.com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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