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임금 인상을 둘러싼 대립으로 물류마비로 치닫고 있는 서부 항만노조의 태업 및 선주협회 직장폐쇄 상황에 대한 적극적 중재에 나섰다. 노조원들은 시간당 최저임금의 4~5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오바마 행정부가 어떤 방식의 중재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16일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톰 페레스 노동장관을 17일 로스앤젤레스(LA)로 보내 서부해안항만노조(ILWU)와 태평양선주협회(PMA)의 고용 재계약 협상을 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레스 노동장관은 LA에서 ILWU 및 PMA 대표와 직접 접촉하고 결과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서부해안 항만에서 선적작업이 지연되면서 오렌지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많은 제품의 수출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해안 항만노조 사태는 지난해 5월 ILWU와 PMA의 고용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빚으면서 시작됐다. 임금 인상안이 관철되지 않으면서 노조는 태업을 벌였고, PMA는 산발적 직장폐쇄로 맞섰다. PMA는 프레지던트 데이 휴일인 16일에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태업은 미국 2대 컨테이너 취급 항구인 LA와 롱비치를 포함해 미국 해운 화물의 절반 정도를 다루는 29개 항구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인 혼다는 지난 15일 아시아에서 수입하는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오하이오와 인디애나주, 캐나다의 온타리오 공장에서 일주일간 시빅, CR-V, 어코드 등 모델의 생산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컨테이너선들도 하역을 하려면 대기가 불가피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소매협회(NRF)와 상공회의소는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처럼 항만노조 사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서부 항만에서 9일째 파업이 이어지자 강제로 항만을 정상화시켰다. ILWU 노조원들의 시간당 임금은 27~37달러로 미국의 최저임금인 7.25달러의 4~5배 수준이다. 휴일근무시에는 50%가 가산되면서 54~75달러를 받는다. PMA는 5년 고용계약에 연간 3% 임금인상, 노동자 건강보험 전액 보장 등을 제의해 놓고 있다. PMA는 “휴일근무수당을 감안하면 풀 타임 근로자의 최고 연봉은 14만7000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오바마 행정부는 시간당 최저 임금 10.1달러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공화당은 중재에 나선 오바마 행정부가 ILWU와 PMA 중에서 어느 쪽에 지지를 보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이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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