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지역 사회단체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이사장 노성대 전 MBC 사장)에 따르면 게임 중독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 ‘잃어버린 이름’의 촬영을 지난 12일 전남 화순 일대에서 시작했다. 영화는 게임중독에 빠져 닉네임으로 살아가는 주인공(고교생 민규)이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50~60분 분량에 담아내게 된다.
이 영화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크랭크인 하기까지 1년여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측은 2011년과 2013년에 중학생과 20대 남성이 게임 중독을 나무라던 어머니를 각각 살해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게임중독의 폐해를 알리는 영화 제작이 필요하다고 보고 제작비 마련을 위해 지난해 4월 모금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경기 침체 등 여파로 모금액은 소요 자금(7000만 여원)의 3분의1에 불과했다. 자금난 탈출구는 화순군이 열어줬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구충곤 군수가 이런 사정을 전해 듣고 영화 제작 취지가 좋다며 제작비의 3분의2 가량을 군비로 지원했다.
초저 예산으로 영화를 만들다 보니 연출진과 배우 섭외도 어려움에 봉착했다. 다행히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이 지난 2007년 청소년 성매매를 다룬 영화 ‘하얀 물고기’를 제작할 때 감독을 맡았던 차 교수가 이번에도 재능기부나 다름 없는 조건으로 감독을 맡아줬다. 차 교수는 영화 촬영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 등도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재능기부 형태로 확보해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차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스트레스를 푸는 오락일 수 있지만 최근 부쩍 늘어난 폭력성 온라인게임의 폐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온라인 게임의 폐해를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으로 연출을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이 느끼지 못한 부분을 영화를 봄으로써 느끼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에 빠진 고교생 세진의 어머니 역할을 맡을 조연급 배우 섭외가 열악한 출연조건 때문에 어렵게 되자 이번엔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조 변호사가 그 역할을 자청했다.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의 후원자이기도 한 조 전 의원은 지난 14일 화순에 내려와 종일 촬영에 몰입했다. 조 전 의원은 “연기 경험은 없지만 공익영화 제작에 도움을 주고 싶어 참여했다”며 “다들 ‘정말 연기를 처음 해보는 것 맞냐’며 좋은 평가를 해줬다”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이 영화가 많은 가정의 문제점인 게임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이와 관련, “조 변호사는 어릴적부터 부친이 운영한 극장(전북 익산 소재)에서 영화를 많이 봤고 국회의원 시절 문화관광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연극·영화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은 이달말까지 촬영을 마친 뒤 DVD 2000개를 만들어 전국의 각급 학교와 청소년시설들에 무료로 배포하는 한편 극장 상영도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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