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얼음이 녹는다는 우수이자 설날이 지나자, 강원 철원 한탄강에서 겨울을 났던 두루미 가족도 고향 갈 채비를 하고 있다. 먼 여행을 떠나기 위해 부족한 단백질을 채우느라 얼음이 녹고 있는 강가에서 물고기와 다슬기 잡기에 여념이 없다.

예로부터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멸종위기종 1급)는 장수를 기원하고, 부부애를 과시하는 상징으로 신년 인사의 상징동물로 등장하던 단골손님이었다. 옛 선비들은 고아한 학을 숭상해, 조선조 당상관 이상의 관복에는 두루미(단정학)가 그려진 흉배(胸背)를 착용했다. 선계에서 내려온 신성한 새로 여기며 귀한 존재로 대접해 온 것이다.

두루미는 한번 짝을 맺으면 부부가 평생 해로하고, 늘 가족 단위로 움직인다. 양 날개를 편 길이가 240㎝에 이르는 대형 조류로 양 날개의 균형을 활용, 기류를 타고 먼 여행을 한다. 러시아, 중국의 경계를 이루는 아무르강 유역의 습지에서 번식하며, 우리나라에는 11월 말에 찾아와 이듬해 3월 초 고향으로 떠나는 겨울 철새이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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