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혁 리스트 제출 그리스 정부가 23일 국제채권단에 제출할 개혁 리스트에 유로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제금융 집행기관인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가 그리스 개혁안에 퇴짜를 놓을 경우, 24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또다시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긴급회의를 가질 수도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구제금융 4개월 연장을 핵심으로 한 지난 20일의 합의가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그리스 정부의 개혁안에 대한 트로이카의 승인이 필수다.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개혁 정책들을 현행 구제금융 지원조건과 연계해 실사하고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4월 말에 분할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FT는 28일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 만료일까지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 및 채권국들 간의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 정부가 제출할 개혁 정책들은 탈세와 부패 척결, 공공행정의 투명화 등의 조치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시리자당은 총선 당시 소수 자본가집단의 탈세와 정부조달 비리, 부동산 투기 등 부패 척결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탈세 척결을 통해 올 한 해 동안 20억∼25억 유로의 세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로이카가 그동안 민영화 등을 통한 경제구조개혁, 방만한 정부조직 개편 등을 강하게 요구해온 만큼, 그리스 정부가 탈세와 부패 개혁만 내세울 경우 구체성 부족을 이유로 개혁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그리스 집권당 내부에서는 20일 협상 결과를 둘러싼 찬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티메리니는 시리자당 내 원로이자 강경파인 마놀리스 글레조스 유럽의회 의원이 22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지키지도 못할 환상에 가담했던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구제금융체제와의 결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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