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퇴임을 앞둔 류길재(오른쪽 두 번째) 통일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한·류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윤병세 외교부·황교안 법무부·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李, 취임 뒤 첫 국무회의서 강한 총리·컨트롤타워 강조만신창이 청문회 굴욕 딛고 당면과제 주도 강력한 의지
朴의 ‘윤허’ 가능성 높지만 당·정·청 不和로 이어질수도
이완구 국무총리가 24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부터 국무위원 해임건의권과 지휘감독권 행사 방침을 밝히면서 ‘강한 총리’ ‘강한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다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만신창이가 됐던 ‘굴욕’을 딛고 경제 활성화와 4대 구조 개혁 등 당면 과제 해결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리의 발언은 대통령의 인사권과 관련되는 사안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윤허’를 거쳤을 가능성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인 총리’가 목소리를 높이는 게 당·정·청 간의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떨어질 대로 떨어진 국정동력을 다시 회복하는 작업을 ‘공직사회 다잡기’에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 활성화와 4대 구조 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국정동력 회복이 절실한데, 이를 위해선 공직사회의 기강이 바로 서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공무원 기강 확립 △부정부패 척결 △활기찬 공직사회 분위기 조성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 국무위원 해임건의권과 지휘감독권 행사 방침을 밝혔다. 향후 총리실이 각 부 장차관과 기관장의 성과를 상시 점검해 연 2회 종합평가를 실시, 문제가 있는 국무위원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고 다른 고위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를 포함한 지휘감독권을 엄정하게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이와 함께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소극적 업무행태도 개혁 대상이라고 밝히고 특히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엄단하고 외과수술을 하듯 완전히 도려내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국무위원 해임건의권과 지휘감독권은 모두 총리의 법적 권한인 만큼 총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총리의 발언이 박 대통령 및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을 거쳐 나왔다는 얘기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의 해임건의권과 지휘감독권 행사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인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박 대통령도 총리가 국정 컨트롤타워로서 경제 활성화와 4대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내각 중심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정책 조정을 통해 힘 있는 정책 추동력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의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가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 지도부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이 총리의 ‘자기 정치’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