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1주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與野)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정책 과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국회에 계류 중인 11개 경제 활성화 법안(法案)을 두고는 커다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 활성화 법안은 서비스산업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학교 주변 관광·숙박 시설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등이다.
특히, 서비스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포괄적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2012년 7월 법안이 발의된 후 2년반이 지나도록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에 발이 묶여 있다. 이 법은 서비스산업 투자를 촉진하고 지원 체계 마련과 관련한 기본 시행 계획을 담은 것이지만, 야당은 의료 영리화를 촉진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법안의 내용을 자세히 모르는 국민은 여야 정치권이 법안 처리에 타협하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가 궁금할 뿐이다.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안을 살펴보니, 제정 이유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 R&D 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 시책을 마련하고…서비스산업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지난 50년 동안의 산업화 기간에 우리 경제는 연평균 7% 이상 급속히 성장해왔다. 선진국이 200년 만에 이룩한 유례 없는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수출·제조업·대기업 중심의 불균형 성장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우리 경제가 성숙단계에 돌입하면서 과거와 같은 수출·제조업·대기업 주도의 전략으로는 지속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인건비 등 요소 비용의 증가와 후발 개발도상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7개국(G7)의 경우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0년 평균 55%에서 2009년 평균 73%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중 전체 고용 가운데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3%에서 75%로 증가했다. 경기 부진을 극복하고 대규모 실업을 완화하기 위한 서비스산업의 활로(活路)를 뚫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주효한 결과다.
지금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은 서비스가 주도하는 내수성장 전략이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내수(內需), 즉 국내 수요에 더욱 긴밀하게 연관되는 특성을 지닌다. 내수 가운데서도 지역경제와 더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이는 서비스가 재화(財貨)에 비해 국가 내에서 그 나라 거주자에 의해 생산돼 그곳에서 소비되는 속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간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서비스산업을 일으키지 않고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없으며 우리에게 중요한 당면 과제인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다.
낙후된 서비스산업을 고부가가치 유망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R&D 인력 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서비스산업발전법이 통과돼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해외 교육기관 유치 등이 시행되면 2020년까지 고급 청년 일자리가 35만 개 이상 창출되고 국내총생산(GDP)도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법안 제정을 위해 여야의 정파적 입장을 초월한 대타협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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