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봄날 저녁이었다

그녀의 집 대문 앞에
빈 스티로폼 박스가
바람에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밤새 저리 뒹굴 것 같아
커다란 돌멩이 하나 주워와
그 안에
넣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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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지 ‘시인수첩’ 2015년 봄호 중에서

·약력 : 1968년 충남 서산 출생. 중앙대 문창과 졸업. 2002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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