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지방산·비타민E 풍부
기도 염증 완화해 폐질환 개선
항산화 작용 … 기관지 등 보호
혈관 건강엔 연어보다 ‘한수 위’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호흡기 및 기관지 질환에 호두를 약재로 썼다. 신약본초에는 폐의 기능을 개선하면서 치료하는 유일한 식품이 바로 호두이기 때문에 호두를 기름으로 짜서 복용하면 어린이 천식이나 폐렴에 좋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그 같은 민간 처방이 맞다면 요즘처럼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는 대보름날 호두부터 먼저 부럼으로 깨 먹여야 할 것이다.

한방이나 민간에서의 이 같은 효능은 호두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E 때문인 것으로 최근 밝혀지고 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불포화지방의 일종)이라고 하면 대부분 등 푸른 생선의 DHA·EPA를 떠올린다. 하지만 식물성 오메가3 지방도 있다. 호두에 풍부한 알파리놀렌산(ALA)이 바로 그것이다. 식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한 ALA의 10%가량은 체내에서 EPA로 변환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ALA가 폐 등 호흡기 질환과 관련, 혈관 내 산소 공급으로 백혈구가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준다. 따라서 호두를 적당량 섭취하면 기도의 염증을 완화시켜 폐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호두와는 달리 아몬드·피스타치오·땅콩 같은 견과류엔 ALA가 함유돼 있지 않다. 그나마 ALA가 비교적 많이 든 견과류는 피칸(28g에 약 0.5g) 정도다. 또 호두에 풍부한 비타민E는 항산화 작용으로 기관지와 폐 세포를 구성하는 세포막의 구성성분인 불포화지방산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세포 손상을 예방한다.

오메가3로 대표되는 호두의 불포화지방 성분은 혈관 건강과 관련해 연어보다 더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얼마 전 미국 임상학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두가 혈청 전체 콜레스테롤은 5.4%, 몸에 나쁜 저밀도(LDL)콜레스테롤은 9.3%까지 낮추는 반면, 연어는 몸에 좋은 고밀도(HDL)콜레스테롤은 4%까지 증가시켰지만 LDL콜레스테롤도 약간 증가시키는 결과가 나왔다. 콜레스테롤 체내 함량 조절과 관련해 호두가 연어보다 더 훌륭한 식품으로 판정승을 거둔 것이다.

호두의 또 다른 웰빙 성분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멜라토닌(melatonin).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유발 호르몬으로, 주로 밤에 나와 ‘암흑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멜라토닌이 적당량 분비돼야 잠을 푹 잔다. 시차가 많이 나는 해외여행 직후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은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지 않아서다.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들은 알약 형태의 멜라토닌을 지참하기도 한다.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 작용 외에 강력한 항산화 작용도 한다. 멜라토닌의 항산화력은 비타민E의 두 배에 달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최근 한국영양학회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초청으로 방한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식품영양학과 로저 클레멘스 교수는 “하룻밤 새 우리 몸에서 생성돼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은 약 3∼10㎎이며 호두 28g엔 약 1㎎의 멜라토닌이 들어 있으므로 호두가 숙면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두를 고를 때 호두알 주름 골이 깊고 진한 색을 띠는 것이 국산이며, 껍데기째 흔들었을 때 소리가 많이 나는 것은 수입산일 공산이 크다. 또 무게감이 느껴지는 호두가 상품이다. 껍데기에 구멍이 나 있으면 벌레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보관 시에는 다른 견과류보다 빨리 변질(산패)되므로 껍데기를 까지 않은 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 배추·양파 등 향이 강한 식품과는 같이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구입 후 6개월 내로 먹는다면 냉장(0∼5도), 그보다 더 오래 두고 섭취할 생각이면 냉동(-18도)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깐 호두라면 밀봉해 냉동 보관해야 하며 1주일 이상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호두는 소금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두면 껍데기가 쉽게 잘 부서진다.

글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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