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루쟁이토장국은 물에 된장을 풀고 이른 봄이면 제일 먼저 나오는 소루쟁이 어린잎을 넣어 끓이는 서민적인 토장국이다. 소루쟁이를 넣어 끓인 토장국을 세 번 먹으면 속이 편하고 시원하여 병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옛날에는 계절음식으로 많이 먹었다.

소루쟁이는 다년생 식물로서 일반적으로 개울가 등의 습지 부근에서 서식한다. 식용이기 때문에 깨끗한 곳에서 서식하는 것을 채취하여야 한다. 소루쟁이를 즐겨 찾는 사람은 소루쟁이 새싹을 제철에 채취하여 여름까지 냉장해놓고 사용한다. 소루쟁이는 내한성이어서 어린잎을 미리 채취하여 냉장해 놓으면 생 잎으로 3∼4개월 지나도 먹을 수 있다.

소루쟁이는 겨울에서 여름 사이에 잎, 줄기, 뿌리가 성장하다가 여름 끝자락의 말복 무렵이면 성장을 멈춘다. 9, 10월에 소루쟁이 뿌리를 많이 캐어 움 속에 촘촘히 차례로 넣어 흙을 북돋은 뒤에 이듬해 정월이 되어 꺼내면 소루쟁이의 은색 줄기가 움에 가득해진다.

소루쟁이토장국을 만들기 위해선 어린 것은 그대로 쓰고 큰 것은 데쳐 놓는다. 쌀뜨물에 된장과 고추장을 걸러 붓고 양념하여 볶은 쇠고기와 소루쟁이, 다진 마늘을 넣어 끓인다. 봄에 나는 모시조개를 해감을 한 뒤 함께 끓여 넣기도 한다. 모시조개가 입을 벌리면 바로 불을 끄고 조개 국물을 걸러 받쳐 두었다가 소루쟁이와 양념하여 볶은 쇠고기에 넣고 끓이다가 굵게 채 썬 대파, 모시조개를 넣고 잠깐 끓여내면 더욱 감칠맛이 난다. 소루쟁이토장국은 채소로 끓인 탕에 비해 씹히는 맛이 쫄깃하면서 부드럽다. 진녹색의 향이 좋은 봄나물 국으로, 먹다가 남은 것은 다음날 재탕하여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증보산림경제에는 소루쟁이의 늙은 잎(양제엽·羊蹄葉)을 가을에 채취해 묶어 음지에 걸어 두었다가 겨울에 끓는 물에 데쳐 굵은 줄기는 버리고 하루 정도 물에 담근 뒤에 물을 짜내고 고기를 첨가하여 국을 끓인다고 돼 있다. 정월 사이에 움에서 자란 연한 줄기를 취해 끓는 물에 약간 데쳤다가 하루 정도 물에 담가 산기(酸氣)를 제거한 후에 고기를 넣어 끓여도 맛이 훌륭하다고 소개돼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맛이 좋은 것은 초봄에 새로 나는 소루쟁이 잎을 청어와 함께 넣고 국을 끓이는 것이다. 조선요리제법(1937)에서도 청어와 함께 끓인 것을 소루장이국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가오는 정월대보름날에 찰밥, 묵은나물, 복쌈, 부럼 음식과 함께 소루쟁이토장국으로 차려진 상을 만나 보았으면 한다.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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