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민족 전체가 행복한 웃음으로 설 명절을 보냈을 테지만 남들과 달리 웃을 수 없는 사람이 참 많다.
그중에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과 실업자들의 마음은 누구 못지않게 힘들다. 심리적 압박감에 덧붙여 취업을 위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각종 증빙서류를 구비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실직 상태에서 구직을 위해 많은 원서와 다양한 증명서를 발급받았던 적이 있다. 지원과 탈락을 반복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은근히 화가 나기 시작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도대체 이 많은 서류를 왜 채용하지도 않는 회사에서 돌려주지 않아 다시 반복적으로 서류 발급을 위한 비용을 쓰게 하는지, 또 남의 개인정보를 받아 놓고 어떻게 처리하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구직자가 수십 번에서 수백 번의 입사 지원을 하는 게 다반사인 요즘, 응시원서 부착용 사진에 각종 원본 증명서, 직접 방문 접수를 할 때 드는 직간접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처럼 내가 낸 각종 서류가 탈락했을 경우 제출한 곳에서 돌려주지 않는 것은 특별한 사유 없이 개인정보를 취득하는 것, 개인의 창작 작품을 부당하게 소유하는 것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 1월부터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통해 내가 낸 이력서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공포한 것도 이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한 발 더 나가 지원자가 요구하는데도 이를 돌려주지 않으면 300만 원의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응시료 명목의 비용도 받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공공기관들이 지금도 관행적으로 수입인지대 명목으로 응시료를 받고 있고 이메일로 제출한 서류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니, 지원자가 탈락했을 경우 이 서류들을 확실히 파기했는지에 대한 확인절차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배려, 확실한 제도의 확립이 고단한 구직자들의 마음과 구인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지원하고 또 개인의 정보 보호와 기업 이미지 제고의 시작이라는 것을, 고용 당국은 물론 많은 구인업체가 기억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