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농협 전남지역본부 대강당에서 농협과 한국농업경영인전남도연합회 임원들이 ‘공명선거 추진 발대식’을 갖고 조합장 선거가 공정 투명하게 치러지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제공
3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농협 전남지역본부 대강당에서 농협과 한국농업경영인전남도연합회 임원들이 ‘공명선거 추진 발대식’을 갖고 조합장 선거가 공정 투명하게 치러지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제공
유권자 “토론 없어 후보 알 기회 적어”후보 마을회관·상가 방문만
선관위 “동시선거 관심 높아 금품 줄고 투표율 상승 기대”


오는 11일 사상 최초로 실시되는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 대해 후보자와 유권자(조합원), 선거관리위원회 등 3대 주체는 동시 선거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아쉬운 부분 역시 많다고 지적했다.

◇선거운동 방식에 불만=제한된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불만은 대다수 후보, 심지어 현직 조합장들도 갖고 있었다. 전남 해남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합장 A(50) 씨는 “호별 방문을 못하게 한 상황에서 방문할 수 있는 공공장소로는 마을회관, 상가(喪家) 정도가 고작”이라며 “막아도 너무 막아놨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초청을 받아 가더라도 좌담·토론을 할 수가 없고, 4쪽짜리 공보물로는 후보를 알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직 조합장이 아닌 후보들의 불만은 더 크다.

경기 용인의 한 후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조합원만 골라 명함을 줘야 하는데, 조합원인지 아닌지 일일이 식별할 방법이 없어 막막하다”며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활용하려 해도 조합원 전화번호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후보 알 기회 적어”=유권자들도 후보들의 면면을 알 기회가 적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전 지역의 유권자 이모(55) 씨는 “토론회나 정책발표 기회가 없는 선거라면 후보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마저 불가능하다”며 “이번 선거규정은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 검증 기회를 아예 차단한 이상한 선거”라고 말했다. 울산 울주군 유권자 김모(56) 씨도 “후보를 만나보지 못한 채 선거홍보물 하나만 갖고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05년부터 조합장 선거를 개별적으로 위탁 관리해 오다 올해 처음으로 동시에 치르게 된 만큼 지원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도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관리관을 선관위 직원들이 맡더라도 투표 사무원은 조합 직원을 위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높아질 것”=전국 동시 선거로 관심을 받다 보니 선거풍토가 깨끗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동시에 선거를 관리하고 강력하게 단속하기 때문인지 관심도가 높아져 예전보다는 금품·향응 제공이 많이 줄어든 변화상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가 지정한 신고제보 요원을 활용해 상호 신고·제보 시스템을 확대한 것도 부족한 감시인력을 커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 1명이 최대 5명의 조합장(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 원협)을 뽑을 수 있어 예전에 투표하지 않았던 사람도 이번에는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전국종합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