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관위 “동시선거 관심 높아 금품 줄고 투표율 상승 기대”
오는 11일 사상 최초로 실시되는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 대해 후보자와 유권자(조합원), 선거관리위원회 등 3대 주체는 동시 선거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아쉬운 부분 역시 많다고 지적했다.
◇선거운동 방식에 불만=제한된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불만은 대다수 후보, 심지어 현직 조합장들도 갖고 있었다. 전남 해남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합장 A(50) 씨는 “호별 방문을 못하게 한 상황에서 방문할 수 있는 공공장소로는 마을회관, 상가(喪家) 정도가 고작”이라며 “막아도 너무 막아놨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초청을 받아 가더라도 좌담·토론을 할 수가 없고, 4쪽짜리 공보물로는 후보를 알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직 조합장이 아닌 후보들의 불만은 더 크다.
경기 용인의 한 후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조합원만 골라 명함을 줘야 하는데, 조합원인지 아닌지 일일이 식별할 방법이 없어 막막하다”며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활용하려 해도 조합원 전화번호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후보 알 기회 적어”=유권자들도 후보들의 면면을 알 기회가 적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전 지역의 유권자 이모(55) 씨는 “토론회나 정책발표 기회가 없는 선거라면 후보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마저 불가능하다”며 “이번 선거규정은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 검증 기회를 아예 차단한 이상한 선거”라고 말했다. 울산 울주군 유권자 김모(56) 씨도 “후보를 만나보지 못한 채 선거홍보물 하나만 갖고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05년부터 조합장 선거를 개별적으로 위탁 관리해 오다 올해 처음으로 동시에 치르게 된 만큼 지원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도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관리관을 선관위 직원들이 맡더라도 투표 사무원은 조합 직원을 위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투표율 높아질 것”=전국 동시 선거로 관심을 받다 보니 선거풍토가 깨끗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동시에 선거를 관리하고 강력하게 단속하기 때문인지 관심도가 높아져 예전보다는 금품·향응 제공이 많이 줄어든 변화상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가 지정한 신고제보 요원을 활용해 상호 신고·제보 시스템을 확대한 것도 부족한 감시인력을 커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 1명이 최대 5명의 조합장(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 원협)을 뽑을 수 있어 예전에 투표하지 않았던 사람도 이번에는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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