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류샤오보 등 평화상 편향선정 논란114년에 걸친 노벨상 역사상 처음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위원회의 위원장이 직책을 박탈당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로이터통신 등은 3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올해 첫 노벨위원회 회의에서 토르뵤른 야글란(사진) 위원장이 일종의 불신임 표결에 따라 위원장직을 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위원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새 위원장으로는 카시 쿨만 피브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피브 신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원장직 박탈과 관련한 질문에 “지난 6년 동안 야글란 전 위원장은 좋은 지도자였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올해 새로 위원회가 구성됐다”며 “위원회는 매년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좌파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정당들이 패배하고 보수 우파정당이 승리하면서, 5명으로 이뤄진 노벨위원회 위원의 정파 구성이 우파 3명, 좌파 2명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위원장직이 총선 결과에 따른 정파 구성의 변화에 좌우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노벨위원회 위원들이 위원장 교체란 초유의 일을 감행한 데에는 평화상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야글란 전 위원장과 마찰을 겪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글란은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평화상 수상자로 밀어붙여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이듬해에는 중국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해 노르웨이와 중국 간의 외교 관계 악화를 초래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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