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교역 교두보 확보 노력… EU도 관계 정상화 협상 재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행보에 유럽 국가들의 시선도 쿠바로 향하는 가운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5월 쿠바를 방문한다. 프랑스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3일 AFP,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올랑드 대통령이 5월 11일 쿠바를 방문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쿠바와 프랑스는 양국 수도에 각각의 대사관을 갖고 있다. 카리브 해 지역 프랑스 해외령인 마르티니크와 과달루페를 순방하며 인근인 쿠바를 방문하는 일정이다.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로이터통신은 “프랑스와 쿠바 간 교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AFP통신 등은 “프랑스는 중남미로의 교역을 확장하는 데 쿠바가 중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프랑스의 약 60개 기업이 쿠바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건설부터 음료까지 분야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에 앞서 지난해 2월부터 쿠바와의 경제 협력 증진과 정치적 대화 재개 등 관계 정상화를 위한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최근 미국과 쿠바 간 회담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며 쿠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U는 1996년 채택된 ‘공동외교 입장’에 따라 쿠바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쿠바와 관계를 제한하다가 2003년 쿠바 정부가 반체제 인사 75명을 투옥한 데 대한 항의로 관계를 단절한 바 있다. 하지만 투옥됐던 인사들이 석방되면서 2008년 쿠바와 대화를 개재했고,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은 쌍무 협력관계를 맺었다. 아바나타임스에 따르면 EU 28개국 중 협력 관계를 맺은 국가는 15개국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열릴 예정이었던 EU와 쿠바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3차 관련 협상이 4∼5일 중 아바나에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바나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아바나타임스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로 미뤄졌던 EU와의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며 “인권 등 쿠바와 EU 간 협상에 난항을 겪은 문제들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 발표 이후 EU 국가들이 환영하고 나섰으나, 쿠바 내 인권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는 오랫동안 바라오던 바”라며 “프랑스는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맞게 된 쿠바인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반겼으나,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갈로 스페인 외교장관은 “환영한다”면서도 “미래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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