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을 당시 경찰 경호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리퍼트 미국 대사가 기본적으로 경찰 경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미국 대사 등 외교관은 기본적으로 경찰 경호 대상이 아니고, 대사관 측에서 경찰에 별도 ‘신변 보호 요청’도 하지 않아 리퍼트 대사에 대한 경호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리퍼트 대사 참석 조찬 강연회장에 정보·외사 형사를 배치했지만, 이는 ‘경호’가 아닌, ‘정보 수집’을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행사장 주변에 경찰 기동대 25명가량을 배치했지만 이 역시 통상적인 수준으로, 대사 경호 목적이 아닌 우발 상황 대비 목적이었다.
경찰이 리퍼트 미국 대사에게 경호 인력을 배치하지 않은 것은 경찰청 훈령인 ‘요인보호규칙’에 미국 대사를 포함한 주한 외교관이 ‘요인보호대상자’로 포함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는 3부 요인, 과학자 등 수십 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외교관에 대해 경호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서는 대사관 측의 ‘신변 보호 요청’이 있어야 한다. 대사관 측에서 관할 경찰서나 지방경찰서에 이 같은 요청을 하면, 경찰이 상황에 따라 관할서 경비 인력이나, 지방청 소속 경호인력을 보내게 된다. 이는 개인이 신변 보호 요청을 하는 절차와 동일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 대사가 참석하는 행사장에 괴한이 버젓이 흉기를 들고 들어가 별다른 제지 없이 외국 대사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두고, 보다 치밀한 경비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경찰청은 뒤늦게 미국 관련 시설과 요인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