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언론사도 ‘공공기관’ 정의한 ‘김영란法’ 국회, 법안 처리때 용어 안바꿔
字句·체계 심사도 제대로 안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이 사립학교와 언론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정의해, 용어의 사전적 의미까지 바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안 내용에 위헌적 요소가 다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법 자체의 완결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란법 2조 1호는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기관·단체를 정의하면서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 법인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언론사를 포함시켰다.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 사립학교 법인과 언론사를 추가하면서, 공공기관 용어는 바꾸지 않은 것이다.

행정학 용어 사전에서는 공공기관에 대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를 수행하는 관공서, 공기업, 준정부기관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좁은 의미로는 정부의 투자·출자 또는 정부의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운영되는 기관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기관을 가리킨다.

국회는 정부 안에서 공직자로 표현된 부분을 모두 ‘공직자 등’으로 고쳤지만, 공공기관 용어는 손도 대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공공기관 관련 부분을 수정하면서 용어는 바꾸지 않은 채 사립학교와 언론사를 추가하는 항목만 만들었고, 체계·자구 심사를 해야 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을 바로 잡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2조 1항도 ‘공공기관 등’으로 고쳤어야 최소한 법의 일관성은 유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을 보면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이 공직자는 아닐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읽힌다”며 “국회에서 충분한 체계·자구 심사 없이 법을 졸속으로 고치면서 벌어진 일로 보이는데 우리 국회의 한심한 수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도 “정무위를 통과한 법이 법사위에 회부됐으면 고유권한을 발휘해서 소위에 회부해 체계 자구심사를 하고 수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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