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미국대사가 피습되는 사건은 드문 일인데 치안이 안전하기로 이름난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강연을 위해 방한 중인 힐 전 차관보는 이날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2012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리비아 대사가 벵가지에서 피살된 일이 있고, 나 또한 주이라크대사 재임 중 수니 극단주의 세력들에 의해 나시리아 지역 방문 중 휴대전화로 원격조종되는 폭탄테러를 당할 뻔했지만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힐 전 차관보는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의 한·중·일 과거사 발언 파동에 이어 발생한 것과 관련, “셔먼 차관의 발언에 나도 놀랐는데, 그것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은 아마도 북한과의 관계와 연관된 것이라서 두 사건의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셔먼 차관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발언으로 인해 한·미 관계가 흔들릴 이유는 없다”면서 “미 정부는 카네기평화연구소와 같은 곳에서의 강연을 통해 정책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힐 전 차관보는 현재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이란 핵협상이 북핵에 미칠 영향과 관련,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에서 활동하며 핵활동을 해왔지만 북한은 IAEA 밖에서 핵무기 개발을 해온 게 큰 차이”라면서 “이란 핵협상이 가야 할 길은 멀지만 타결될 경우 그간 이란과 북한과의 미사일 개발 협력이나 핵개발 협력 의혹 등은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및 남북대화 추진 문제에 대해 힐 전 차관보는 “박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한국의 권리이며 개인적으로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뒤 “문제는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인데, 북한이 여기에 관심 없다는 게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주이라크대사를 끝으로 33년간의 국무부 생활을 은퇴했고 2010년부터 미 덴버대 조지프코벨국제대학 학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펴낸 회고록 ‘전초기지(Outpost)’에서 “북한은 6자회담에서 농축우라늄 문제를 공식화하려 하지 않고 끝까지 부인했지만 주한 미대사를 지낸 성김 미국 대북정책특사가 북한에서 가져온 알루미늄 샘플, 그리고 북한에서 가져온 서류에 농축우라늄 흔적이 있었고, 무엇보다 성김이 신은 페라가모 로퍼에도 그 흔적이 묻어 있었다”고 기록했다.
글=이미숙, 사진=정하종 기자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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