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3일 통과시킨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이 예상대로 ‘진짜 김영란법’을 욕보이는 엉터리·졸속 입법임이 갈수록 확연해지고 있다. 하루 만인 4일 여야 지도부가 개정·보완 필요성을 공언했고,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도 헌소 제기 방침을 분명히했다. 심지어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도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태어나선 안 될 ‘귀태(鬼胎)의 법’이 되고 말았다.
국회가 당장 나서 바로잡는 것이 당연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여야는 물론 국회의원 개인, 관련 단체 등에 따라 수정하자는 취지와 내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또 정치권도 일단 여론의 뭇매만 피하고 보자는 경향이 다분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일 “입법 미비와 부작용에 대해 1년반의 준비기간 중에 보완이 필요하면 하겠다”고 말했고,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법리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제정하자마자 손대는 것은 졸속 입법 자인(自認)”이라며 난감해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재의(再議) 요청도, 헌법 재판도 말처럼 쉽지 않다.
국회가 ‘엉터리 김영란법’을 아예 폐기하고,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당초 제안했던 원안(原案)에서 다시 시작해 재입법(再立法)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 이송 이전에 위헌 확인 헌법소원이 거론되는 ‘무책임’을 조금이라도 속죄하는 길이 될 것이다. ‘공직자 등’이라는 표현으로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을 적용 대상으로 끌어들인 제2조, 국회의원과 같은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를 제외해 부정 청탁 개념을 왜곡한 제5조가 대표적인 위헌 요소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법안에는 국민권익위안, 정부안, 국회 정무위안, 국회 본회의안 등 4가지가 있다. 위헌·과잉·졸속 논란 일체를 일소하기 위해 2012년 8월 김영란 권익위원장의 원안에서 출발해 다시 ‘공직’으로 국한하고, 국회에서 사라져버린 ‘이해충돌’부분을 되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