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인 유일호 국토교통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에 대한 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6건의 청문회가 열린다. 김영란법 후유증, 미 대사 테러 등의 와중에 열리지만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된다. 특히 유일호 후보의 경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정황만으로도 장관으로서 수준 미달(未達)이다. 심지어 국토부 장관으로서 적임인 이유를 발견해내기 어려울 정도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의 김경협 의원실에 따르면, 유 후보가 정무위에서 활동하는 동안 부인이 설립한 사단법인 ‘영어도서관문화운동’은 2013∼2014년 NH농협은행 등으로부터 5000만 원을 기부받았다. 금융회사를 관리·감독하는 금감원·금감위가 정무위 소관이다. 유 후보 측은 부인이 당해 법인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기부금이 전달됐다고 해명하지만 먼저 그 자신이 정무위에서 물러났어야 했다. 그 법인이 유 후보 지역구인 서울 송파구의 ‘영어도서관 위탁사업’으로 2012∼2013년 간 지원받은 보조금이 3억7000만 원을 넘어선 배경 또한 석연찮다. 지원을 받았다면 ‘무료 봉사’라도 해야 상식에 맞다. 돈의 용처와 금융기관 및 송파구청 등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은 공직자가 자신, 가족·친족과 이해관계가 얽힌 직무를 수행해선 안 되는 ‘이해충돌 금지’ 의무와 충돌한다. 유 후보가 소속된 정무위가 지난 1월 8일 김영란법의 핵심인 이해충돌 부분을 쏙 빼버린 것이 우연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러잖아도 유 후보는 의원 겸직으로 인해 ‘9개월 짜리 장관’이 예고돼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도 거리가 멀다. 위장 전입과 투기 의혹도 받고 있다. 전문성에도 도덕성에도 문제가 많다. 국민은 경력쌓기용 장관을 원하지 않는다. 유 후보는 스스로 진퇴를 현명하게 결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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