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으로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하는 청년이 늘고 있지만 고졸자의 근로환경은 대졸자에 비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태와 임금수준 등의 측면에서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면 고졸 취업 문화 정착은 장기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6.7%에 불과했던 고졸 취업률은 2013년 37.8%까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청년 취업난과 2008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이 맞물려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학졸업자의 취업률은 2014년 54.8%에 불과한 상황이다. 10명 중 5명은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셈이다.
하지만 고졸 취업자가 대졸 취업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대우를 받거나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놓여 잦은 이직이나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지난 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비진학 고졸 청년층의 고용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14년 전문대졸 이상 청년이 상용근로자로 취업한 비중은 74.5%인 데 반해, 고졸 청년이 상용근로자로 취업한 비중은 49.5%에 불과하다. 특히 인문·예체능계 고등학교 졸업자가 상용직인 경우는 41.4%로 3분의 2는 임시·일용직인 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69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4년 대졸 신입사원과 고졸 사무직 간의 임금격차는 월 74만2000원으로 2013년 71만9000원보다 늘었다. 허영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고졸 취업의 양적지표와 달리 고졸 일자리의 열악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고졸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으로 고졸 취업자의 초기 직장적응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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